보내는 걸 깜빡한 청구서 한 장을, AI가 먼저 찾아서 PDF로 만들어 뒀어요. 개발자 댄 맥에이티어가 오픈AI의 새 AI 에이전트 '닷츠(dots)'를 먼저 써보고 전한 장면입니다.
닷츠는 메일 스레드에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 프리랜서 글 작업 청구서 초안을 썼어요. 실제로 나간 건 그가 승인을 누른 다음이었고요.
국내 기사들은 데브데이에서 공개된 닷츠를 '밤새 일하는 AI 직원'이라고 불렀죠. 틀린 말은 아닌데, 셀러 입장에서 먼저 볼 건 그 승인 버튼 쪽입니다.
"제 컴퓨터는 제가 가져왔어요"
닷츠는 내 노트북 안에서 돌지 않아요. 닷츠마다 클라우드에 자기 컴퓨터와 자기 브라우저가 따로 붙습니다.
그래서 내 기기가 꺼져 있어도 그쪽 컴퓨터는 켜진 채로 일을 이어가요. 새로 온 직원이 노트북을 직접 들고 출근한 셈이죠.
뭘 하는지 궁금하면 '컴퓨터 열기'로 그 화면을 들여다보면 됩니다. '넘겨받기'를 누르면 마우스와 키보드를 내가 잡고요.
거기다 시킨 일이 없을 때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연결해둔 메일·캘린더를 읽고 혼자 메모를 쌓는데, 이 시간엔 읽기만 합니다. 메시지를 보내거나 앱 내용을 바꾸는 건 막혀 있어요.
출근 첫날 매뉴얼만 정독하는 신입 같달까요. 참고로 이름을 붙이고 안경이나 액세서리까지 골라 씌울 수 있는데, 일솜씨와는 상관없습니다.
운영 쪽에서 바로 떠오르는 건 이런 일들이에요. 경쟁사 상세페이지 가격 확인, 문의 메일 답장 초안, 주문·재고 시트 정리. 내 컴퓨터를 끄면 같이 멈추던 일들이죠.
클라우드에서 답장 초안을 쌓아두던 구글 제미나이 스파크와 닮았는데, 닷츠는 메일함 밖으로 나가 브라우저까지 직접 씁니다.
"판매자센터도 들어가요?"
오픈AI는 닷츠가 플러그인을 통해 4,000개 넘는 앱과 연결된다고 밝혔어요. 발표 화면에 나온 건 지메일·구글 캘린더, 그리고 슬랙·깃허브였습니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센터나 쿠팡 윙은 지금까지 공개된 연결 목록에서 찾지 못했어요. 같은 날 발표된 '챗GPT 계정으로 로그인' 초기 파트너도 노션·에어테이블·허브스팟 같은 해외 서비스였고요.
물론 닷츠 브라우저로 사이트에 직접 로그인하는 길은 있어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따로 뜨는 입력 창에 내가 넣고, 모델에는 보이지 않게 처리됩니다.
하지만 이 브라우저는 내 브라우저와 세션이 따로예요. 사이트에 따라 막히거나 추가 인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오픈AI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새 기기로 들어올 때마다 인증번호를 묻는 판매자센터라면, 그 순간엔 결국 내가 '넘겨받기'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죠.
그래서 첫 달의 무대는 좁히는 게 편해요. 로그인이 필요 없는 경쟁사 공개 페이지, 그리고 메일과 구글 드라이브 속 시트. 발표된 기능이 곧장 닿는 곳이 이 셋이에요.
"보내기 전에 물어볼게요"
닷츠 설정에는 '맞춤 규칙'이라는 칸이 있어요. 행동마다 네 가지 중 하나를 고릅니다.
- 묻지 않고 한다
- 내가 하라고 할 때 한다
- 하기 전에 묻는다
- 나한테 넘긴다
셀러 일로 옮겨보면 이렇게 나뉘어요. 경쟁사 가격 확인과 문의 메일 요약은 첫째 칸에 둬도 됩니다. 읽기만 하는 일이니까요.
답장은 초안을 임시보관함에 저장하는 데까지만 첫째 칸이에요. 발송은 셋째 칸으로 옮기고요.
재고 시트 수정은 둘째 칸이 편해요. "오늘 들어온 입고분 반영해줘"라고 말한 날만 손대게요. 판매가 변경이나 환불처럼 돈이 움직이는 일은 넷째 칸입니다.
오픈AI도 메시지 발송이나 돈이 나가는 행동은 '하기 전에 묻는다'로 시작하라고 권해요. 게다가 메시지 한 통을 승인했다고 해서, 그다음부터 알아서 보내도 된다는 허락이 되진 않습니다.
비밀번호 변경은 규칙과 상관없이 늘 사람 몫이에요. 그리고 닷츠를 삭제해도 이미 바꾼 앱 내용이나 보낸 메시지는 되돌아오지 않죠. 넷째 칸을 따로 둔 이유가 여기 있거든요.
"첫 달은 안 셀게요"
닷츠는 챗GPT 프로(월 100달러)부터 들어 있어요. 플러스(월 20달러)나 무료·고(Go) 요금제에선 안 열립니다. 프로에는 닷츠 하나가 추가 요금 없이 붙고요.
프로 이용자는 유럽경제지역·스위스·영국을 뺀 지역에서 쓸 수 있고, 한국은 제외 목록에 없습니다. 계정마다 순차로 열리는 중이고, 처음 만드는 건 데스크톱 앱이나 PC 브라우저에서만 됩니다.
비용에서 눈여겨볼 줄은 따로 있어요. 출시 후 첫 한 달은 닷츠 사용량이 요금제 한도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그 뒤의 이용 조건은 나중에 알린다고만 했고요.
샘 알트먼은 닷츠를 써보고 "마침내 내 집중력을 조금 되찾은 기분"이라고 했어요.
첫 달에 시험할 건 내 반복 업무를 몇 번째 칸에 둘지예요. 이 표는 다음 달 요금이 어떻게 나오든, 나중에 다른 AI 직원을 들이든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이라도 메모장에 매일 하는 일 다섯 줄과 네 칸부터 그려두면, 어떤 AI 직원이 와도 첫날부터 일을 맡길 수 있을 거예요!
— 메모장에 네 칸부터 그린 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