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뽁뽁이는 몇 알만 터뜨리고 버려야지.'
알리·테무 상자를 뜯을 때마다 속으로 한 번쯤 하는 말이죠. 해외직구 포장재는 그렇게 우리 동네 분리수거함으로 가요.
그런데 이 뽁뽁이엔 재활용 분담금이 한 푼도 안 붙어 있다는 거예요. 상자 하나가 어디까지 가는지 만화로 따라가 봤어요.
직구 통관은 하루 50만 9천 건까지 늘었어요
만화 속 수거함 뚜껑은 좀 과장해서 그렸는데요. 넘친 수거함을 따로 센 통계는 없거든요. 대신 그 안으로 들어가는 상자 수는 정확히 세어져 있어요.
전자상거래 수입통관은 2022년 9,612만 건이었어요. 2025년엔 1억 8,594만 건, 3년 새 93.4%나 늘었죠.
하루로 치면 약 50만 9천 건이에요. 2026년 들어서도 7월까지 벌써 9,963만 건이 들어왔고요.
세관은 상자 개수만 세고 무게는 안 달아요
관세청은 직구 물품을 품목·나라별 건수와 금액으로 관리해요. 무게는 따로 안 잰대요.
기후에너지환경부 답도 비슷했죠. 해외직구 제품·포장재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이 아니라서 발생량을 집계하지 않는대요. 하루 50만 상자에서 나온 종이·비닐·완충재가 몇 톤인지는 아무도 모르죠.
같은 뽁뽁이인데 국내에서 파는 것만 분담금을 내요
국내는 사정이 달라요. 공기가 든 완충 필름, 그러니까 뽁뽁이는 EPR 대상 품목이에요. 일정 규모 넘게 만들거나 들여오는 회사는 재활용 의무를 지고, 공제조합을 통해 분담금으로 함께 채울 수 있어요.
필름류 비닐 포장재 분담금은 2025년 단가로 kg당 379원이었죠. 같은 뽁뽁이가 중국에서 상자에 싸여 오면 0원이고요. 뽁뽁이도 들어온 길 따라 입장료가 다른 셈이에요.
2025년 직구의 77.4%가 중국발이었어요. 알리익스프레스가 30.1%, 테무가 24.6%였죠.
독일에선 판매 버튼보다 등록번호 확인이 먼저예요
이 숫자는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 자료로 꺼냈어요. "물건은 해외에서 오지만 포장재는 국내에 남고, 해외 판매자와 플랫폼이 부담하지 않은 처리비용은 결국 국민이 떠안고 있다"는 말과 함께요.
제안은 세 가지예요. 통관 자료로 포장재 발생량 관리하기, 해외 판매자에게 국내 대리인 두게 하기, 의무를 안 지킨 판매자에 대해 플랫폼에도 책임 지우기.
마지막 제안과 닮은 규칙을 독일은 2022년 7월부터 쓰고 있어요. 플랫폼이 판매자의 포장재 등록을 확인하고, 등록 안 한 판매자 상품은 못 팔게 해요.
우리 가게 기준선은 표 한 칸에 숫자 두 개였어요
"잠깐, 그럼 우리 가게도 내야 해요?" 주황 앞치마 셀러가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통합징수 누리집의 '재활용의무 면제 대상' 표를 열었어요.
EPR 포장재를 쓴 제품을 직접 만드는 곳은 전년도 매출 10억 원, 포장재 출고량 4톤이 기준선이에요(종이팩·금속캔·합성수지류). 수입하는 곳은 수입액 3억 원, 포장재 수입량 1톤이고요.
핵심은 두 숫자 모두 이 선 이상이어야 대상이라는 거예요. 매출은 그 상품만이 아니라 회사 전체 매출로 세요.
셀러는 한참 아래였죠. 대신 표를 닫기 전에 수입 칸의 '1톤'에 동그라미를 쳤어요. 그 칸이 내 이름으로 열리는 날은, 포장재만 1톤을 들여올 만큼 가게가 컸다는 뜻이니까요.
숫자 두 개만 메모해 두고, 오늘 택배는 마음 편히 싸 보세요!
— 뽁뽁이 세 알 남겨 두고 그린 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