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부스에서 바이어가 샘플을 한참 만지작거려요. 그러다 조용히 내려놓으며 말하죠. "예쁘긴 한데요, 우리 동네엔 이거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요."
물건이 별로라서 안 팔리는 거면 차라리 속이 편해요. 고치면 되거든요. 그런데 쓸 줄 몰라서 안 사는 거라면, 상세페이지를 열 번 고쳐도 소용이 없습니다.
미국 댈러스의 메건 트로티에(Megan Trottier)가 바로 이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녀가 제일 먼저 구한 건 강사였죠. 차고에서 시작한 마작 브랜드 오 마이 마작(Oh My Mahjong)은 지금 미국 매장 2,000곳 넘는 곳에 깔려 있습니다.
차고 난로 옆 매트 100장
시작은 수요일 밤 마작 모임이었어요. 코로나로 다들 집에 갇혀 있던 2020년, 친구들이 매주 집을 돌아가며 마작을 하자고 했거든요.
트로티에는 할머니가 마작을 하던 대학 룸메이트에게 게임을 배웠고, 졸업 선물로 받은 세트를 20년 넘게 갖고 다닌 사람이었어요. 낮엔 의료기기 영업을 했고, 아이들을 재운 밤엔 그림을 그렸죠. 그 그림을 쟁반에 찍어 주던 해외 아크릴 공장도 하나 알고 있었고요.
모임 친구들이 툭 던졌죠. "공장 있잖아, 패 담을 상자 하나 만들어 봐." 그녀는 종이에 상자를 그려 사진을 찍고 공장에 보냈어요. 본인 말로는 "정말 엉성한" 그림이었대요.
그 상자를 2022년 9월 인스타에 올리자 팔렸습니다. 다음은 규칙을 그려 넣은 매트였죠. 아메리칸 마작은 패를 어느 쪽으로 넘기는지, 조커를 언제 쓰는지 외울 게 많거든요. 매트는 그해 11~12월에만 100장 넘게 나갔어요.
"배송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 차고는 포장 테이프와 상자 더미, 밤샘용 전기난로가 놓인 임시 물류창고가 됐죠. 첫 릴스 하나 찍는 데는 5시간이 걸렸고, 끝나고 편두통이 와서 낮잠까지 잤대요. 우리 모두의 첫 릴스가 대충 그렇잖아요.
박람회 부스의 같은 질문
그녀가 일찍부터 건 승부는 도매였어요. 전국 소매점 바이어들이 모이는 박람회에 부스를 낸 거죠.
첫 반응은 썰렁했습니다. "마작이요? 그게 뭐예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같은 거?" 트로티에는 "믿어 보세요, 진짜 재밌어요"라고 붙잡았지만, 바이어들이 걸린 곳은 따로 있었습니다.
"예쁘네요. 근데 미시시피 시골 동네에 마작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이걸 어떻게 거기까지 가져가요?"
틀린 말도 아니었죠. 트로티에 본인도 마작은 검색으로 못 배운다고 말하거든요. 첫 수업이 끝나면 "내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상태가 되고, 두세 번은 배워야 그제야 재밌어진대요.
그러니 매장 선반에 올라가는 것부터가 일이었죠. 그 시절을 그녀는 이렇게 떠올립니다. "매장마다 제발 들여놔 달라고 사정해야 했어요."
엄마들과 전직 교사들의 비행기표
트로티에가 이 질문에 내놓은 답은 '선생님'이었어요. 물건을 들여놓는 매장마다 선생님을 한 명씩 붙여 주기로 했죠. 이름은 마지 멘토(Mahji Mentor) 프로그램이에요.
모은 사람은 마작을 이미 잘하는 엄마들, 그리고 전직 교사들이었습니다. 회사는 수업 교재와 포스터용 그림, 수강생에게 나눠 줄 안내 책자를 쥐여 주고, 물건을 들여놓은 매장과 짝을 지어 줬어요.
이 강사들은 직원이 아니에요. 각자 자기 수업을 꾸리는 독립 강사죠. 직원이 16명이던 2025년 초, 회사 바깥 강사는 이미 250명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 강사들이 정말로 비행기를 탔어요. 미시시피로, 루이지애나로 날아가 동네 가게 한쪽에서 여성들에게 마작을 가르쳤죠. 그다음 장면을 트로티에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어디로 퍼지는지가 눈에 보여요. 미시시피에서 주문이 엄청 들어오는데, 미시시피 델타에서 완전히 터졌어요."
그해 가을 회사 안내문엔 강사가 800명이 넘는다고 적혔고, 유통 전문 매체 모던 리테일은 이제 수천 명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매장도 같이 늘었죠. 2025년 초 800곳 남짓에서 지금은 2,000곳이 넘어요.
회사가 밝힌 매출은 2023년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서 2025년 4,000만 달러(약 536억 원)로 40배가 됐습니다. 올해는 벌써 그 숫자를 넘겼고, 매트는 10초에 한 장꼴로 팔린대요.
물론 그사이 미국에 마작 붐이 왔습니다. 그런데 붐은 모든 회사에 똑같이 왔잖아요. 동네마다 선생님을 먼저 깔아 둔 회사는 드물었고요. 트로티에도 강사들이 매장으로 날아간 게 확산을 앞당겼다고 꼽습니다.
수업료에서 1달러도 안 떼는 강사 제휴
이 프로그램의 계산법이 재밌어요. 강사가 되려면 시험을 통과하고 1,375달러(약 184만 원)짜리 강사 키트를 사야 해요. 패 두 세트와 매트 두 장, 받침대까지 들어 있어서 8명 수업을 바로 열 수 있는 꾸러미죠.
회사로선 강사 한 명이 곧 첫 주문 한 건이에요. 대신 강사 몫을 크게 남겨 뒀습니다. 회사 물건은 20% 싸게 사고, 수강생이 강사 코드로 자사몰에서 사면 10%가 강사에게 가요.
그리고 수업료는 전부 강사 몫이에요. 회사 안내문엔 이렇게 적혀 있죠. "들어오는 문의는 전부 강사님들한테 넘겨 드려요." 같은 동네에 강사가 또 생기면 어떡하냐는 질문엔 답이 더 시원하더라고요. "배우고 싶은 사람은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충분해요."
펜실베이니아의 한 와이너리에선 핼러윈 테마 '마작 101' 수업이 열렸습니다. 수업료는 50달러. 회사 강사 플랫폼에 올라온 수업 270여 개 중 하나고요.
트로티에가 권하는 배우는 법도 "친구 셋을 모아 강사를 찾으라"예요. 마작은 넷이 모여야 굴러가니, 수업 한 번에 새 손님이 넷씩 생기는 셈이죠. 비싸다며 아마존에서 싼 세트를 산 손님이 다음 날 매장에 와서 "그냥 예쁜 걸로 주세요" 했다는 얘기도 매장들이 그녀에게 자주 들려준대요.
패 세트를 스무 벌 가진 강사도 있어요. 결국 제일 큰 단골이 선생님인 셈이죠.
내 스마트스토어로 치면 이런 그림입니다. 뜨개실을 판다면 동네 뜨개 공방 선생님 다섯 명이 첫 '멘토'가 될 수 있어요. 수업료는 선생님 몫으로 두고, 수강생 구매엔 몇 %를 돌려주고, "이거 어디서 배워요?" 문의는 그대로 선생님에게 넘기는 거죠.
다만 물티슈처럼 설명이 필요 없는 물건엔 안 맞습니다. 배워야 쓸 수 있고, 여럿이 모여야 재밌는 물건일 때 통해요. 가죽공예 키트, 핸드드립 도구, 캘리그라피 펜, 보드게임 같은 것들이죠.
4년 전 트로티에는 매장마다 사정하고 다녔어요. 지금은 이렇게 말하죠. "이젠 매장들이 먼저 찾아와요."
그 4년 동안 미시시피에도, 루이지애나에도 패를 쥔 선생님이 한 명씩 생겼습니다. "이거 어떻게 써요?" 문의가 쌓여 있다면, 그 질문에 제일 신나게 답해 줄 단골 한 명부터 떠올려 보세요!
— 고스톱 말고는 패를 쥐어 본 적 없는데 장바구니에 매트부터 담은 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