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아마존이 직접 만든 브랜드 '아마존 베이직'이 아마존 쇼핑 AI의 추천 목록에서 차지한 몫입니다. 그 쇼핑 AI, 알렉사가 이제 문자 메시지로도 주문을 받아요.
아마존이 미국에서 알렉사 문자 쇼핑을 열었습니다. 초대 문자를 받은 일부 고객부터 시작해, 몇 주 안에 수백만 명으로 넓힌다고 했죠.
지난 #99에서 다뤘던 '알렉사 쇼핑 4억 명' 이후, 그 알렉사가 앱 밖 문자창까지 나온 셈입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K뷰티 제품 열에 넷 이상이 아마존을 거친다는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 집계를 생각하면, 국내 브랜드에도 남의 집 얘기는 아니에요.
"개 사료가 떨어졌어" 한 통이면 장바구니가 찹니다
방식은 단순합니다. 약관에 동의하고 전화번호를 연결하면 연락처에 'Alexa Shopping'이 생겨요. 그다음은 친구에게 보내듯 문자를 치면 됩니다.
아마존이 든 예시는 이렇습니다. "개 사료가 떨어졌고, 여동생 생일 선물이 필요하고, 키친타월도 거의 없어."
한 통에 세 가지를 던져도 상품을 찾고, 장바구니를 꾸리고, 결제까지 갑니다. 사진을 보내면 비슷한 상품을 찾아 주고, 정해 둔 값까지 내려가면 알아서 사기도 하죠. 지난 구매를 다시 주문하는 기능도 첫 목록에 들어 있어요.
라지브 메타 아마존 대화형 쇼핑 부사장은 "개인 쇼핑 에이전트가 이제 문자 한 통 거리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게 뉴스인 이유는 순서에 있습니다. 아마존은 메타의 쇼핑 AI '뮤즈'가 자기 사이트를 뒤지는 걸 막았는데요. TechCrunch는 이번 기능을 그 차단 뒤에 나온 아마존판 문자 쇼핑 비서로 짚었습니다. 남의 AI는 문 앞에서 돌려보내고, 자기 AI는 손님 문자함 안으로 들여보낸 거죠.
거리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첫 초대 인원도, 전체 출시일도 밝히지 않았어요. 다만 '몇 주 안'이라는 기간 안에 블랙프라이데이가 들어 있습니다.
"아마존이 결국 자기 물건만 밀겠지"
문자창은 좁습니다. 검색 결과 50개를 펼쳐 놓던 화면이 대화에선 대여섯 개 이름으로 줄어들어요. 미국 컨설팅사 워크플로 랩스의 분석입니다.
그러니 셀러가 제일 먼저 묻게 되는 건 하나죠. 그 몇 자리를 아마존이 자기 상품으로 채우지 않을까.
이 질문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독일 분석 업체 아말리틱스가 알렉사 쇼핑의 전신인 루퍼스(Rufus, 아마존 쇼핑 챗봇)에 미국 검색어 500개를 물어 추천 상품 1,300여 개를 모았어요.
아마존 베이직은 추천 브랜드 5위, 비율로는 0.6%였습니다. 추천 상품의 바이박스(구매 버튼 주인)는 입점 셀러가 55.3%, 아마존 직판이 42.8%를 쥐었고요. 자기 집 PB를 밀 거라던 짐작이 좀 머쓱해지는 숫자입니다.
물론 2024년 가을 앱 속 챗봇을 찍은 스냅숏이에요. 문자창 추천만 따로 잰 조사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도 바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마존 전체 판매 수량의 61%를 입점 셀러가 채운다는 게 3분기 실적이었죠. 추천이 판매 순위를 그대로 베끼지 않는다는 점은 아마존 AI가 인기순위와 판매량을 보지 않는다는 분석에서도 다뤘습니다.
"별 4개 아래는 안 골라요"
그럼 자리는 누구에게 열렸을까요. 같은 조사에서 추천 상품의 별점 중앙값은 4.5였고, 4.0 아래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94.2%는 FBA(아마존 창고에서 나가는 배송)였어요. 98.4%는 재고가 있었고요. 서로 다른 브랜드가 74.7%라, 한두 브랜드가 독차지하는 구조도 아니었습니다.
문턱이 없진 않아요. 리뷰 수 중앙값이 2,991건이라 막 올린 신상품에겐 높은 줄입니다. 하지만 이미 아마존에서 별점과 재고를 쌓아 온 브랜드라면 계산이 달라지죠.
국내 브랜드 중엔 이 줄에 선 곳이 적지 않습니다.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는 올해 1~9월 국내 셀러의 아마존 뷰티 매출이 1년 전의 두 배 가까이 됐고, K뷰티 재구매도 20% 늘었다고 밝혔어요.
재구매가 느는 상품일수록 '지난 주문 다시 해 줘' 한 통과 잘 맞습니다. 문자 쇼핑 첫 기능 목록에 재주문이 들어간 게 반가운 이유죠.
"광고는 문자창에도 뜨나요?"
이 질문의 답은 아직 비어 있습니다. 아마존은 문자 대화에 광고가 들어가는지 말하지 않았어요.
앱 속 알렉사엔 이미 광고가 있습니다. 스폰서드 프로덕트·브랜드 '프롬프트'(추천 질문 모양의 광고)가 3월 말부터 미국에서 과금되고 있죠. 원래 쓰던 클릭당 입찰가 그대로입니다.
아마존 광고 안내에 따르면 기존 스폰서드 광고 캠페인은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알렉사 쇼핑에 나갈 자격이 생겨요.
문자 대화에는 나중에 할인 소식도 같이 온다고 했습니다. 어떤 딜을 고르는지, 브랜드가 돈을 내고 들어갈 수 있는지는 역시 설명이 없어요. 대기 명단 가입이 아마존 할인 문자 수신까지 겸한다는 건, 과연 아마존답습니다.
그래서 블프 예산표를 짤 때는 순서를 바꿔 보는 편이 맞습니다. 아말리틱스 조사가 보여 준 추천 상품은 별점 중앙값 4.5, FBA 94.2%, 재고 있음 98.4%였어요. 광고비는 이 조사가 재지 않았고, 프롬프트 광고가 과금되기 전에 찍은 숫자이기도 하죠.
앱 속 알렉사에선 기존 캠페인이 자동으로 따라 들어갔으니, 문자창 광고를 기다리며 예산을 따로 묶어 둘 이유도 크지 않습니다. 이미 별점을 쌓아 둔 상품이 있다면 블프 주간 FBA 재고부터 넉넉히 채워 두세요!
— 아마존 예시 문자 속 '키친타월도 거의 없어'를 우리 집 사정으로 읽은 미나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