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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빼도 2,883억 적자 쿠팡, 마케팅비 줄이면 내 광고비는 늘까

한이룸 · 2026.11.04 · 읽는 시간 4분

"이미 마케팅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쿠팡 3분기 실적 발표 통화에서 김범석 의장이 한 말입니다. 쿠팡에서 광고를 돌리는 입장이면 이 한 줄이 곧장 내 광고비 얘기로 넘어옵니다.

지난 #95 기사에서 쿠팡 주가 신저가와 '2027년 중반 마진 회복'이라는 시한을 다뤘는데요. 이번 실적은 그 뒤 처음 나온 성적표입니다. 시한은 그대로였고, 그 시한을 맞추려고 먼저 손대는 돈이 드러났습니다.

화재를 빼고도 남은 2,883억 원

3분기 매출은 14조 2,209억 원, 영업손실은 6,423억 원입니다.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이 가운데 3,540억 원은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인데요. 재고와 설비에 판매자 재고 보상까지 묶인 금액이고, 보험금은 아직 한 푼도 안 잡혔습니다.

그 3,540억 원을 덜어 내도 2,883억 원 적자가 남아요. 불이 안 났어도 적자였다는 얘기죠.

로켓배송과 마켓플레이스가 든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을 보면 더 또렷합니다. 감가상각 등을 빼기 전 이익률(조정 EBITDA 마진)이 1년 새 8.8%에서 4.6%로 내려왔거든요. 화재 비용을 뺀 숫자인데도 매출 1만 원에 880원 남기던 장사가 460원이 된 셈입니다.

#95에서 본 매출총이익률 28.2%도 화재를 빼고 26.7%로 더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김 의장은 3분기가 바닥이라고 했어요. 내년 중반까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전 수준 가까이 되돌린다는 말도 거두지 않았고요.

쿠팡 3분기 실적 통화에서 꼽은 이유 셋

경영진이 꼽은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공급망 차질, 사고 전 수요에 맞춰 둔 물류센터 고정비, 떠난 손님을 되찾는 마케팅·프로모션 비용입니다.

앞의 둘은 물량이 돌아와야 풀려요. 쿠팡이 결심한다고 내일 줄어드는 돈이 아니거든요.

세 번째는 다릅니다. 김 의장은 이 요인들을 두고 "일부는 회사가 선택한 단기 투자"라고 했는데요. 셋 중 그 말에 맞는 건 이 돈입니다. 실제로 줄이기 시작했고, 4분기 마진이 나아질 이유에도 마케팅비 감소를 넣었습니다.

쿠폰 같은 손님 할인은 따로 봐야 합니다. 줄인다고 한 건 마케팅비고, 할인을 줄인다는 말은 통화에 없었어요. 분기보고서에도 매출원가 비중이 당분간 높게 간다고 적혀 있습니다.

쿠팡이 줄여도 된다고 보는 근거는 손님입니다. 떠났던 와우 회원 절반 이상이 돌아왔고, 되찾기 마케팅 효과도 갈수록 약해진다는 거죠. 활성 고객은 2,52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 명 많고, 1인당 매출도 6% 늘었습니다.

행사 끝난 주의 광고비 비중

쿠팡 설명이 맞다면 손님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럼 마케팅비를 줄여도 내 광고비 비중은 안 움직여야 맞습니다.

문제는 이걸 쿠팡 실적표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입니다. 통화 기록을 끝까지 읽어도 셀러 광고 얘기는 안 나오더라고요. 분기보고서도 판매자와 식당에서 받은 수수료·광고비·배달비를 20억 3,000만 달러로 묶어 적었을 뿐입니다.

내 광고비 걱정까지 해 줄 만큼 한가한 분기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답은 내 장부에서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비 비중은 상품별 광고비를 상품별 총매출로 나눈 값입니다. 광고로 팔린 매출만 넣으면 ROAS(광고수익률)를 뒤집은 숫자밖에 안 되니, 총매출은 윙에서 따로 가져오세요.

작은 움직임이 얼마나 큰지는 예시로 보면 빠릅니다. 주 매출 300만 원, 광고 전 마진 20%, 광고비 30만 원인 상품이라고 해보죠. 남는 돈은 30만 원, 광고비 비중은 10%입니다.

광고비는 그대로인데 매출만 10% 빠지면 270만 원이죠. 마진 54만 원에서 30만 원을 빼니 24만 원이 남습니다. 비중은 11.1%로 1%포인트 남짓 올랐을 뿐인데, 남는 돈은 20%나 줄어요.

마진 40%인 상품이면 같은 상황에서 13%쯤 줄어듭니다. 그러니 마진과 광고비 비중의 간격이 좁은 상품부터 보면 됩니다.

기준은 쿠팡이 마케팅·프로모션을 많이 썼다고 스스로 밝힌 3분기 평균으로 잡습니다. 와우 멤버스데이는 8일까지로 발표됐는데, 판매자 안내에는 상품 노출이 9일까지로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 11월 10일 화요일부터 일주일 치를 나란히 놓으면 돼요. 계절 타는 상품은 빼고요.

판정선은 포인트로 긋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1%포인트는 비중 10%인 상품에서나 맞는 숫자거든요. 그 상품의 3분기 비중보다 몇 % 올랐는지로 재야 상품끼리 견줄 수 있습니다.

쿠팡이 정해 준 숫자는 아니고, 제가 제안하는 선으로 10%를 잡아 봅니다. 앞의 예시는 10%에서 11.1%로 11%쯤 올랐으니 선을 넘었죠. 같은 선을 대 보면 비중 3%인 상품은 3.3%, 20%인 상품은 22%입니다. 광고비가 그대로라면 어느 상품이든 매출이 9%쯤 빠질 때 닿는 선이에요.

광고비를 줄이면 매출이 같이 빠져도 비중은 내려갑니다. 그러니 광고비를 줄인 상품은 비중 말고, 총매출이 3분기 주 평균만큼 나왔는지로 가려 주세요.

  • 비중이 내렸거나 오름폭이 10% 안쪽인 상품: 쿠팡 돈이 줄어도 손님이 찾는 상품입니다. 광고 예산을 옮겨 올 자리죠.
  • 3분기 비중보다 10% 넘게 오른 상품: 쿠팡이 뿌린 돈 덕을 봤을 수 있습니다. 입찰가부터 낮춰 보고 한 번 더 잽니다.

한 주 숫자는 남의 행사 눈치도 보거든요. 12월 첫 주에 한 번 더 재서 같은 쪽으로 나오면, 그때 예산을 옮겨도 늦지 않습니다.

손님 쪽 소식은 나쁘지 않습니다. 김 의장은 새로 들어온 회원은 지출이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했어요. 앱 안에 지갑이 덜 열린 회원이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쿠팡 돈 없이도 팔리는 상품을 가려 둔 셀러는, 그 지갑이 열릴 때 광고비를 어디에 실을지 이미 알고 있는 셈입니다.

쿠팡의 4분기 성적표는 내년 초에야 나옵니다. 내 광고 보고서는 그보다 먼저 답을 줄 텐데요. 일주일 치가 차는 11월 16일이 지나면, 비중 오름폭이 10% 안쪽인 상품부터 찾아보세요!

— 김윤아 · 실적 통화 기록에서 'advertising'부터 검색해 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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