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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하나 더 여는 비용, 지금은 플랫폼이 냅니다

한이룸 · 2026.08.07 · 읽는 시간 5

쿠팡이 2분기에 8,3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상장 이후 가장 큰 분기 적자입니다.

매출은 13조3,007억원으로 오히려 4% 늘었는데, 개인정보 과징금 6,247억원이 한 분기에 몰려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국세청이 3,000억원을 더 내라고 통지했고,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3,500억원은 3분기에 반영됩니다.

숫자만 보면 큰 사건이죠. 그런데 스마트스토어 하나 굴리는 입장에서 이번 정산내역서를 열어보면, 바뀐 항목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 바뀐 건 반대편에서 일어났습니다.

두 번째 채널을 못 여는 진짜 이유

채널을 하나 더 열라는 말은 몇 년째 나옵니다. 그런데 대부분 안 합니다. 상품등록이 귀찮아서가 아니에요.

재고 때문입니다.

로켓그로스에 재고를 넣으면 그 물건은 쿠팡에서만 팔립니다. 다른 채널에서 주문이 들어와도 그 창고에서 못 뺍니다. 그래서 두 번째 채널을 열려면 재고를 둘로 쪼개거나, 물류사와 따로 계약해야 합니다.

이게 진짜 문제인데, 그 계약이 만만치 않습니다. 견적을 받고, 최소 물량을 맞추고, 주문 연동을 붙여야 하죠. 하루 스무 건 나가는 규모에서 이걸 다 하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다들 한 채널에 재고를 몰아둡니다. 몰아두면 편하고, 편한 만큼 그 채널 정책에 묶입니다.

네이버가 그 계약서를 빼버렸습니다

네이버가 'N배송 FBN'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내용은 간단해요.

물류사와 따로 계약하지 않고, 시스템 연동도 하지 않고, 스마트스토어에서 바로 풀필먼트를 씁니다. 보관과 출고, 배송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물류사가 맡고, 재고와 배송, 반품은 스마트스토어센터 한 화면에서 봅니다.

원래는 판매자센터에서 풀필먼트를 신청하면 사흘 안에 물류사 상담 전화가 오고, 거기서부터 견적과 계약이 시작됐습니다. 그 구간이 통째로 없어진 겁니다.

취급 품목도 넓어졌습니다. 신선식품과 건강식품, 유아동 상품이 들어오면서 새벽배송과 일요배송이 같이 붙었어요.

8월엔 반품이 한 단계 줄어듭니다

풀필먼트를 써보면 손이 제일 많이 가는 건 출고가 아니라 반품입니다. 회수 요청을 받고, 택배사를 부르고, 물건 상태를 확인하고, 재입고 여부를 판단합니다.

8월부터 FBN 상품은 전담 택배사가 자동으로 수거하고, 전용 통합반품센터에서 검수부터 반품 처리까지 맡습니다. 고객이 회수 방법을 고르는 단계도 사라집니다.

반품 한 건에서 아끼는 시간은 몇 분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월 반품이 50건이면 그게 하루치 일이 됩니다.

지마켓은 수수료를 먼저 손보겠다고 했습니다

지마켓 상반기 거래액이 1년 전보다 14% 늘었습니다. 상반기 기준으로 늘어난 건 4년 만입니다.

거래액보다 눈여겨볼 숫자가 따로 있어요. 구매전환율이 14% 올랐고, 월 매출 5천만원을 넘는 판매자가 6% 늘었습니다. 판매자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들어온 사람이 실제로 팔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지마켓은 두 가지를 예고했습니다. 3분기 안에 판매자 수수료 정책을 개편하고, 하반기에 AI 기반 개인화 검색과 추천을 새로 붙이겠다고요.

검색 로직이 바뀌는 시점은 늦게 들어간 쪽에 유리합니다. 기존 순위가 한 번 흔들리기 때문이죠. 그때 상품이 이미 올라가 있는 것과, 그때부터 등록을 시작하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정산일도 같이 봐야 합니다

돈이 들어오는 속도도 채널마다 다릅니다.

쿠팡 주정산은 그 주 매출의 70%를 주 마감 기준 15영업일 뒤에 주고, 나머지 30%는 익익월 첫 영업일에 줍니다. 30%는 두 달 가까이 뒤에 들어오는 셈입니다.

네이버는 구매확정 다음 영업일에 정산합니다. 조건을 채우면 빠른정산이 수수료 없이 붙고요. 지마켓도 구매결정 다음 영업일 기준입니다.

한 채널만 쓰면 매출의 일부가 항상 저 뒤에 걸려 있습니다. 채널을 나누면 그 비중이 줄어요. 매출 총액이 같아도 손에 쥐는 시점이 앞으로 당겨집니다.

9월 통장에 이름 모를 입금이 있다면

네이버페이가 여름 휴가철 한 주 동안 영세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를 지원했습니다. 국세청 등급 기준으로 영세에 해당하면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대상이 됩니다.

그 기간에 발생한 Npay 수수료를 합산해 9월 중에 한 번에 넣어줍니다. 설 연휴와 5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예요.

한 번 하고 마는 이벤트가 아니라 분기마다 돌아오는 프로그램에 가깝습니다. 내 스토어가 영세 등급인지 한 번 확인해두면 다음 회차도 자동으로 들어옵니다.

쿠팡은 지금 비용을 치르는 중입니다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있어요. 쿠팡이 흔들린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활성 고객은 2,470만명으로 오히려 3% 늘었고, 김범석 의장은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개인정보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습니다. 인천 화재 때도 로켓그로스 판매자 재고를 전액 보상하기로 하고, 화재 조사와 보험 처리가 끝나기 전에 자체 책임으로 먼저 지급하기로 했죠. 8월 중순부터 판매자별 보상 규모와 지급 예정일을 개별 안내합니다. 송장이나 포장 영상 같은 증빙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회사가 큰 비용을 치르는 구간에는 판촉비나 광고 단가 같은 항목이 대체로 한 번씩 조정됩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한 채널에만 서 있으면 그 조정이 그대로 내 마진에 닿는다는 뜻입니다.

지금이 싼 이유

채널을 늘리는 일은 원래 셀러가 돈을 내고 하는 겁니다. 물류 계약비, 입점 초기 광고비, 재고를 둘로 나누는 비용을 전부 셀러가 부담하죠.

그런데 이번 분기엔 그 항목을 플랫폼이 들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물류 계약 단계를 없앴고, 지마켓은 수수료를 먼저 손보겠다고 했고, 네이버페이는 신청도 안 받고 수수료를 돌려줍니다. 후발 채널이 셀러를 데려오는 데 돈을 쓰는 시기라서 그렇습니다.

이런 구간은 길지 않아요. 거래액이 올라오면 지원은 정상 요율로 돌아갑니다.

이번 주말에 딱 두 가지만 해보면 어떨까요. 스마트스토어센터에서 FBN 신청 화면을 열어 내 카테고리가 되는지 확인하고, 잘 나가는 상품 세 개만 지마켓에 올려두는 겁니다. 재고를 다 옮길 필요도 없습니다.

수수료 개편이 나왔을 때 이미 올라가 있는 상품이 있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해요. 지금은 미룬 쪽보다 먼저 움직인 쪽이 이득 보는 때입니다.

—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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