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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5만원 AI 요금을 전기값 5천원으로 옮깁니다

한이룸 · 2026.08.28 · 읽는 시간 4

애플이 새 맥미니를 내놓으면서 하드웨어 총괄 조니 스루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맥미니는 늘 가장 다재다능한 맥이었습니다. 가정용 컴퓨터로 쓰든, 전문 스튜디오를 돌리든, 상시 가동 에이전트 장치로 쓰든, 다 해내는 작은 맥이죠."

원문은 'always-on agentic device'. 맥미니의 대표 용도 세 가지를 꼽으면서 그중 하나로 'AI를 24시간 켜두는 기계'를 넣은 겁니다.

칩 성능 기사로 지나가기 쉬운데, 여기서 바뀐 건 성능이 아니라 분류였어요.

첫 2나노 칩이 제일 싼 컴퓨터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M6는 애플의 첫 2나노 공정 칩입니다. 그런데 이 칩이 949만 원짜리 맥스튜디오도, 아이폰도 아니고 149만9,000원짜리 맥미니에 먼저 들어갔어요.

12코어 CPU에 12코어 GPU, 듀얼 16코어 뉴럴 엔진, 통합 메모리는 최대 32GB입니다. 애플은 직전 M4 맥미니 대비 AI 성능 최대 4배, LM Studio에서 LLM 프롬프트 처리 최대 4.8배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값은 올랐습니다. M4 맥미니가 599달러로 시작했는데 이번엔 899달러예요. 2년이 안 되는 사이 300달러가 붙었죠. AI용이라는 이름표가 붙자 값표도 같이 붙었습니다.

사전 주문은 이미 열렸고, 배송은 9월 22일부터 시작합니다.

애플이 고른 단어는 '빠른'이 아니라 '상시 가동'이었어요

발표문 원문을 보면 표현이 꽤 노골적입니다. M6의 GPU를 설명하면서 "안전하고 사적인 에이전트 작업을 위해 기기 안에서 LLM을 구동한다"고 적어놨어요.

맥스튜디오 쪽은 한술 더 뜹니다. M5 울트라는 다이 네 개를 붙인 구성에 통합 메모리 최대 512GB, 대역폭 1.2TB/s로 "수천억 파라미터 규모의 거대 모델을 통째로 기기 안에서" 돌린다고 했습니다.

제품 라인이 용도로 갈렸다는 게 핵심이에요. 미니는 켜두는 기계, 스튜디오는 큰 모델 돌리는 기계.

거기다 새 맥OS에는 썬더볼트5로 맥끼리 저지연 통신을 하는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맥스튜디오 네 대를 묶으면 한 대보다 추론 처리량이 최대 3배라는 게 애플 설명이고요.

같은 시기에 메타도 맥용 데스크톱 앱을 내놨는데, 그건 화면을 읽어 클라우드로 보내는 쪽입니다. 애플이 판 건 정반대편이에요.

그래서 계산서는 이렇게 바뀝니다

셀러 입장에서 이게 왜 뉴스냐면, 처음으로 계산이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상품 2,000건을 매일 밤 한 번씩 훑어 상품명과 옵션 문구를 정리하고, 문의 200건을 분류한다고 쳐볼게요. 건당 입력 800토큰·출력 200토큰으로 잡으면 하루에 입력 176만, 출력 44만 토큰입니다.

상위 모델 단가는 지금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6달러 선이에요. 곱하면 하루 6달러쯤, 한 달이면 185달러. 원화로 25만 원 안팎입니다.

맥미니 값이 149만9,000원이니 여섯 달이면 넘어섭니다. 값싼 경량 모델로 돌리면 월 12만 원대로 내려가서 회수에 1년쯤 걸리고요.

전기요금도 짚고 갈게요. 직전 세대 기준 맥미니는 아무것도 안 할 때 4W, 최대로 돌아갈 때 65W입니다. 하루 여덟 시간을 최대치로 돌리고 나머지를 켜만 둬도 한 달에 5천 원을 넘기기 어려워요. 커피 한 잔 값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API 단가는 고정이 아닙니다. 딥시크는 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붐비는 시간대 출력 단가를 네 배 넘게 올렸어요. 요금표는 언제든 다시 쓰이지만, 장비값은 한 번 치르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아직 클라우드가 이깁니다

반대쪽 계산도 해봐야 공평하죠.

사진 몇 장 다듬고 상세페이지 몇 건 쓰는 정도면 한 달 API 요금이 만 원도 안 나옵니다. 그 속도로는 149만 원을 뽑는 데 10년이 걸려요. 이 구간에서는 클라우드가 압도적으로 쌉니다.

속도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30B급 모델을 32GB짜리 미니에서 돌리면 클라우드 최상위 모델의 응답 속도를 못 따라가요. 애플이 '빠른 에이전트'가 아니라 '상시 가동 에이전트'라고 쓴 게 그 얘기입니다. 앉아서 기다리는 용도가 아니라 걸어두고 자는 용도예요.

여러 대를 묶는 것도 제일 싼 모델에선 안 됩니다. M6 미니는 썬더볼트4까지라 클러스터 대상이 아니고, 묶으려면 299만 원짜리 M5 프로부터예요.

그러니 경계선은 이렇게 그으면 됩니다. 하루 종일 같은 일을 수천 건 반복시키는 쪽이면 계산이 서고, 하루에 몇 건 쓰는 쪽이면 아직 클라우드입니다.

숫자로 안 잡히는 쪽도 있어요. 미공개 신상 원본 사진, 고객 문의 원문처럼 밖에 올리기 꺼려지던 자료 말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업무 계획에서 개인정보 국외 이전을 미리 점검하는 영향평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규제가 그쪽으로 가는 만큼, '안 보내고 처리하는' 선택지가 하나 생긴 건 셀러에게 유리한 신호예요.

오늘 밤 0원으로 먼저 재보는 법

배송이 9월 22일부터니까 한 달쯤 시간이 있습니다. 그동안 두 가지는 지금 쓰는 컴퓨터로 그냥 됩니다.

먼저 지난 석 달 AI 청구서를 다 모아 월평균을 내보세요. 구독료에 API에, 쓰는 SaaS마다 얹혀 있는 AI 요금까지 합치면 생각보다 큽니다.

그다음 LM Studio나 올라마를 깔고 오픈 가중치 모델의 경량판을 하나 돌려보면 돼요. 27B급 모델도 4비트로 줄이면 17GB 안팎이라 메모리 32GB짜리 기계면 들어갑니다. 내 상품 데이터 100건을 실제로 먹여보고 결과가 버티는지만 보세요.

여기서 품질이 안 나오면 새 장비를 사도 결과는 같습니다. 반대로 버티면, 그때 계산기를 두드릴 자격이 생긴 거고요.

애플이 이번에 한 일은 새 칩을 낸 게 아니라 '켜두는 AI'라는 칸을 제품 라인에 만든 겁니다. 하드웨어 회사가 그 칸을 인정했다는 건, 앞으로 그 칸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가격이 따라온다는 뜻이에요.

지금 당장 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번 가을에 처음으로 계산이 성립합니다. 청구서 한 번 뽑아서 내가 어느 쪽인지 재보세요. 답이 의외로 빨리 나옵니다!

— 미나킴, 거리를 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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