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챗GPT 추천 칸은 아직 0원에 열려 있습니다

한이룸 · 2026.08.28 · 읽는 시간 3

오픈AI가 챗GPT 광고를 유럽 31개국으로 넓힙니다.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가 한 번에 들어가는, 지금까지 중 가장 큰 확장이에요.

그런데 순서가 좀 재미있습니다. 한국은 이 매대가 이미 두 달 전에 열렸거든요.

미국에서 먼저 열렸고, 한국은 초여름에 합류했습니다. 비영어권에서는 일본과 함께 가장 먼저였어요. 유럽 본토가 이제 들어오는 겁니다.

광고를 산 사람들 성적표가 좀 이상했어요

SE랭킹이 미국에서 상업적 의도가 담긴 프롬프트 5만 건 넘게 돌려봤습니다. "러닝화 추천해줘" 같은, 살 마음을 먹고 치는 질문들이요.

넷 중 하나꼴로 광고가 붙었습니다. 매대는 확실히 채워지는 중이죠.

문제는 그다음 숫자였어요. 광고를 낸 브랜드가 챗GPT 답변 본문에 인용된 비율은 3.63%였습니다.

광고 URL이 답변 안에 그대로 나온 경우는 0.09%. 사실상 없다고 봐야죠.

돈을 내면 답변 아래에 스폰서 카드가 붙습니다. 하지만 챗GPT가 "이건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문장 안에는 보통 다른 브랜드 이름이 들어가요.

손님은 점원 말을 듣고 고르는데, 광고는 점원 옆에 설 권리를 산 셈입니다. 지금 값이 매겨진 쪽은 옆자리고, 점원 입에 오르는 자리에는 아직 요금표가 없습니다.

뉴발란스도 3.4%였습니다

그럼 그 자리는 누가 가져갈까요. 브랜드가 클수록 유리할 것 같은데, 조사 결과는 좀 달랐어요.

프릭션AI와 브릴리언트SEO가 5개 AI에 쿼리 1만4,140개를 던졌더니, 브랜드 인지도 1위였던 뉴발란스가 실제 추천에 등장한 비율은 3.4%였습니다.

빅토리어스가 브랜드 175개를 8개 플랫폼에서 확인한 결과도 비슷했고요. 96%는 AI가 알고 있는데, "괜찮은 러닝화 뭐 있어?" 같은 카테고리 질문에서는 89%가 안 보였습니다.

AI가 브랜드를 아는 것과 추천하는 건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아는 건 학습해둔 데이터에서 꺼내는 일이고, 추천은 지금 읽을 수 있는 문서로 그 자리에서 조립하는 일이거든요.

챗GPT가 인용한 문장엔 슬로건이 없었어요

조사들이 공통으로 짚은 게 하나 있습니다. 인용되는 쪽은 이름 붙은 기능 설명을 갖고 있었어요.

"Just Do It"이 아니라 "과회내(발이 안쪽으로 기우는 걸음)를 잡아주는 지지 구조" 같은 문장이요.

멋진 카피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지만 기계가 집어갈 게 없습니다. 반대로 소재·중량·발볼·사용 조건은 그대로 인용문이 돼요.

거기다 최근 30일 안에 갱신된 페이지가 3.2배 더 인용됐습니다. 상세페이지 한 번 만들고 3년 두면 딱 그만큼 밀리는 거죠.

자신 있게 손 든 117곳, 통과는 0곳

인리버가 미국·유럽의 제조·유통 기업 임원 405명에게 물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상품을 사가는 시대에 대비가 됐느냐고요.

117곳이 "완전히 준비됐다"고 답했어요. 그리고 운영 기준을 실제로 통과한 곳은 0곳이었습니다.

활성 상품의 85% 이상을 늘 게시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는 기업도 셋 중 하나가 안 됐고요.

자신 있게 손 든 쪽도 정리를 못 끝냈다는 뜻입니다. 늦었다고 느낄 이유가 별로 없어요.

이 방문 한 건이 얼마짜리인가

국내 숫자로 환산해볼까요. 카페24가 자사 D2C 쇼핑몰들의 2분기 유입을 뜯어봤는데, 생성형 AI를 거친 방문이 약 85만 건으로 1년 새 72% 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방문 수가 아니라 그 방문의 밀도예요. AI를 타고 온 방문의 구매전환율이 0.50%에서 0.85%로 올랐습니다.

같은 매출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방문 수가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죠. AI가 비교와 선별을 이미 끝내고 보내주니까요.

AI 유입이 많은 상위 30개 몰에서는 방문객의 57.4%가 홈을 안 거치고 상품 상세페이지로 바로 들어왔습니다. 내 스마트스토어로 치면, 첫인상이 메인 배너가 아니라 스펙 표에서 정해진다는 뜻입니다.

오늘 열어볼 페이지 한 장

원문을 보면, 유럽 광고주들은 당분간 셀프서비스 계정 없이 대행사나 파트너를 거쳐야 합니다. 한국은 그 줄을 두 달 먼저 섰어요.

그러니 서두를 건 광고 예산이 아니라 상품 데이터입니다. 잘 나가는 상품 하나만 골라 상세페이지를 열어보세요.

사이즈와 소재가 이미지 안에만 박혀 있는지, 텍스트로도 적혀 있는지. 옵션명이 "A타입"인지 "발볼 넓은 2E"인지.

지금은 며칠이면 끝나는 작업인데, 광고 단가가 자리를 잡고 나면 예산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

챗GPT에 내 카테고리 질문을 하나 던져보는 것부터 해도 좋아요. 거기 내 상품이 없다면 그 칸이 아직 비어 있다는 뜻이니까요. 한번 채워보세요!

— 미나킴, 거리를 재는 사람

← 이룸회보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