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달러.
11월 2일부터 아마존이 배상책임보험을 요구하기 시작하는 매출 기준입니다. 단, 그 상품이 '강화된 안전 리스팅 요건' 카테고리에 들어 있을 때요.
아마존 셀러 보험 규정이 조용히 바뀌었어요. 셀러 공지에 올라온 두 줄짜리 변경을 이커머스바이츠의 이나 스타이너가 집어내면서 셀러들 사이에 퍼졌습니다.
움직인 건 보험료가 아니라 기준선
기존 규정은 간단했습니다. 아마존닷컴 월 총판매대금이 1만 달러를 넘으면 30일 안에 영업배상책임보험에 들고 증빙을 올려야 합니다. 한도는 사고 건당 100만 달러, 총액 100만 달러.
이 1만 달러가 소형 셀러에겐 사실상 면제 구간이었죠. 아마존이 '사업자'로 대하기 시작하는 선이기도 했고요.
이번 변경은 그 선을 없애지 않았습니다. 대신 위험도가 높은 카테고리를 선 바깥으로 빼냈어요. 아동용품, 화장품과 먹는 제품, 리튬배터리 제품처럼요.
여기 해당하면 매출이 0달러여도 100만 달러 증권이 필요합니다. 한 개도 못 팔았어도 마찬가지고요.
목록을 펼치면 생각보다 넓습니다. 카시트·장난감·유아 수면용품, 건강기능식품, 안약과 일반의약품, 소화기, 연기·일산화탄소 경보기, 매트리스, 타이어, 소형 주방가전. 현재 11개인데 아마존은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적어 뒀어요. 에어프라이어 하나 올려둔 계정도 이 목록 안입니다.
한국 셀러가 유난히 많이 서 있는 칸
목록에서 눈에 걸리는 단어는 화장품과 섭취용 제품입니다.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은 114억 달러대로 사상 최대였고, 그중 가장 큰 시장이 미국이었죠. 아마존 미국 세럼·선크림 상위권에 한국 이름이 줄줄이 붙은 것도 이제 새 소식은 아닙니다. 홍삼이나 비타민처럼 먹는 제품도 같은 칸에 있고요.
그러니까 이번에 새로 대상이 되는 쪽은 큰 브랜드가 아닙니다. 월 1만 달러를 아직 못 넘겨서 보험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소형 셀러예요.
벌칙은 해당 카테고리 하나에서 멈춥니다. 아마존이 메일로 증빙을 요청하고, 공지 원문 기준 45일 안에 못 올리면 그 카테고리 리스팅만 비활성화돼요. 나머지 리스팅은 그대로 돌아갑니다.
중국 셀러가 이번에 잃은 선택권
같은 공지의 두 번째 줄이 더 셉니다. 중국 본토 셀러는 11월 2일부터 새 증권을 아마존 보험 액셀러레이터(AIA)에서만 살 수 있어요. 밖에서 든 보험은 접수 자체가 거절됩니다.
그 전에 제출해 둔 제3자 증권은 만기까지 인정되고요. 그래서 중국 셀러 매체에는 "AIA 가입을 한두 달 앞당겨 준비하라"는 안내가 돌고 있습니다.
한국 셀러는 이 제한 대상이 아닙니다. 보험사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뜻이죠.
거기다 AIA가 모두에게 열린 문도 아니에요. 운영 파트너인 마쉬는 중동의 한 셀러에게 "우리와 일하는 보험사는 모두 미국에 주소를 둔 사업자에게만 보험을 제공한다"고 답했고, 그 기록이 셀러 포럼에 남아 있습니다. 그 셀러는 현지 브로커에게는 미국 판매라 안 된다는 말을, 아마존 쪽에서는 거주지가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몇 달째 같은 자리를 돌았어요.
규정 한 줄에서 내 이름이 빠져 있는 게 반가운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번이 그렇습니다.
아마존 셀러 보험 증권의 네 줄
보험료는 소형 이커머스 셀러 기준 월 50~200달러 선으로 소개됩니다. 과거 AIA 견적에서는 연 매출 50만~100만 달러 구간이 연 837~2,200달러였고요.
시간이 걸리는 건 증권의 내용이에요. 아마존이 받아주는 증권에는 네 가지가 정확히 들어가야 합니다.
건당·총액 각 100만 달러에 자기부담금 1만 달러 이하. 추가 피보험자란에 'Amazon.com Services LLC and its affiliates and assignees'. 증권상 피보험자 이름이 셀러 계정의 법인명과 글자까지 같을 것. 그리고 AM Best A- 이상 등급의 보험사.
반려도 대부분 여기서 납니다. 법인명 표기 불일치, 추가 피보험자 누락, 한도 부족, 생산물배상 담보가 빠진 일반 영업배상책임보험. 국내 PL보험 증권만 들고 가면 네 번째에 걸리기 쉬워요.
국내에서 출발하는 길은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999년부터 중기부와 함께 운영하는 단체 PL보험이 해외 담보 기준으로 일반 손해보험사보다 20%가량 저렴하고, 서울·부산·대구·인천을 포함한 열세 곳 지자체가 보험료의 10~30%를 지원합니다. 최대 100~200만원까지요. 보험료 산출서에 '수출지역' 칸이 따로 있습니다.
등급 조건도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라면 대체로 통과선 위예요. 삼성화재만 해도 AM Best 최고 등급인 A++를 받아 뒀고요. 다만 아마존 문구가 들어간 영문 증권을 끊어줄 수 있는지는 인수 조건에 따라 다르니, 견적을 넣을 때 추가 피보험자 문구부터 먼저 물어보면 왕복 한 번을 줄입니다.
올린 다음은 빠릅니다. 셀러 센트럴 톱니바퀴에서 계정 정보, 비즈니스 보험으로 들어가 PDF를 올리면 심사는 보통 5영업일이에요. 오래 걸리는 구간은 아마존이 아니라 그 앞, 영문 증권에 문구를 넣는 쪽입니다.
그리고 이 증권은 미국 쪽 바이어 앞에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거래를 트기 전에 CGL 증권 사본을 요구하는 일이 꽤 흔하거든요. 11월 때문에 만든 종이 한 장이, 다음 상담 자리에서 제일 먼저 꺼내는 서류가 되는 셈이죠.
면제 구간에서 나온다는 건 아마존이 그 계정을 사업자로 세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내 리스팅 중 몇 개가 그 열한 칸에 걸리는지부터 세어보세요. 생각보다 금방 끝납니다!
— 미나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