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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계정은 멀쩡한데 잘 팔리던 상품만 꺼집니다

한이룸 · 2026.09.14 · 읽는 시간 4
"지금 계정에 지각이 9건 있는데, 그중 7건이 제일 잘 팔리는 상품 하나에서 나왔습니다."

아마존 판매자 포럼에 미국 셀러가 남긴 글입니다. 그 상품 하나가 월 매출의 40%를 차지한다고 했어요.

예전 같으면 이 셀러는 상품이 아니라 계정 전체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이 자체배송(FBM, 셀러가 직접 부치는 방식) 상품을 판정하는 방식을 바꿨고, 그 방식은 미국 스토어에서 이미 돌아가고 있습니다.

꺼지는 건 상품 하나, 계정 점수는 그대로입니다

아마존이 자체배송 셀러를 보는 지표는 넷입니다. 취소율, 지각발송률, 주문결함률, 정시배송률.

숫자로는 주문결함률 1%, 정시배송률 90%가 선입니다. 정시배송률은 2주씩 굴러가는 구간으로 잽니다.

전에는 이 중 하나가 무너지면 계정 건강도가 통째로 흔들렸습니다. 지금은 그 지표를 망친 오퍼, 그러니까 리스팅 하나만 일시적으로 꺼져요.

나머지 리스팅은 그대로 팔립니다. 계정 점수도 안 깎이고요.

꺼지기 전에는 경고 메일이 먼저 옵니다. 어느 지표가 문제인지 적혀서 오죠. 이미 꺼진 리스팅은 계정 상태 화면의 '기타 정책 위반' 칸에 뜨는데, 되살리는 절차도 거기 같이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이 며칠인지는 공지에 없습니다. 이런 칸이 비어 있는 건 아마존의 오랜 습관이죠.

아마존 FBM 정책 변경은 올해 봄에 한 번 예고됐습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규칙은 아닙니다.

올해 초, 아마존은 정시배송률 하나에만 같은 방식을 먼저 적용했어요. 그전까지는 정시배송률이 90% 밑으로 내려가면 자체배송 리스팅이 전부 내려갔습니다. 공지 문구가 "평점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리스팅이 비활성화된다"로 바뀌었죠.

앞의 그 셀러 글이 달린 자리가 바로 이 공지 밑이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다른 셀러는 이렇게 썼더군요. "우리는 택배사도 날씨도 못 고릅니다." 도착일을 '예상'으로만 주는 택배사를 쓰게 해놓고 셀러에게는 절대 기준을 요구한다는 항의였습니다.

그 항의가 기준을 되돌리진 못했습니다. 대신 범위가 넓어졌어요. 처음엔 지표 하나였던 게 이제 네 개 전부입니다.

거기다 영국은 이미 같은 90% 기준으로 넘어갔고, 독일도 올해 안에 리스팅 비활성화까지 들어갑니다. 미국 한 곳에서 해보는 실험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배송 약속을 상품마다 다르게 걸 수 있게 됐어요

여기서부터가 국내 셀러에게 실제로 쓸모 있는 부분입니다.

계정 단위로 채점하던 시절의 방어법은 하나였습니다. 배송이 불안한 상품 몇 개 때문에 전 상품의 출고 소요일을 넉넉하게 깔아두는 것.

그 대가로 잘 팔리는 상품의 도착 예정일까지 같이 밀렸습니다. 상품 페이지에서 도착일이 이틀 늦어지면 전환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다들 아실 거예요.

이제 위험이 리스팅 안에 갇히니까 반대로 걸 수 있습니다. 배송이 확실한 상품엔 짧은 출고일을, 항공 스케줄이나 통관에 휘둘리는 몇 개엔 긴 출고일을 따로 줍니다. 배송 템플릿과 출고 소요일은 원래 SKU별로 나눠 거는 설정이었고요.

보호 장치도 같이 읽어둘 만합니다. 아마존은 정시배송률 보호 조건으로 세 가지를 걸었어요. 배송 설정 자동화(SSA), 자동 출고 소요일, 그리고 아마존 바이 쉬핑이나 비쿠(Veeqo)에서 산 보호 대상 라벨.

셋을 다 켜야 보호가 붙습니다. 라벨에 보호 배지가 떴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면 곤란해요.

제일 크게 열리는 건 아직 안 올린 상품입니다

한국에서 직접 부치는 상품은 정시배송률 90%를 맞추기가 원래 빡빡합니다. 항공편 하루 차이로 숫자가 흔들리니까요.

그래서 지금까지 자체배송은 계정을 걸고 하는 판매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FBA로 보내기 애매한 물건들, 그러니까 소량만 만든 것, 부피 큰 것, 유통기한 짧은 것, 시즌 반응만 보고 싶은 것은 아예 안 올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었죠.

지금 거는 건 그 상품 하나입니다. 잘 안 되면 그 리스팅이 며칠 꺼지고 끝나요.

물론 계정이 통째로 막히는 길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위조·지식재산권·리뷰 조작·계정 연결은 여전히 계정 단위로 봅니다. 영국의 한 셀러는 막혔던 리스팅이 되살아난 사흘 뒤에 계정이 정지됐어요. 리스팅을 보는 쪽과 계정을 보는 쪽은 아직 다른 창구입니다.

그래도 배송 성적 때문에 계정을 통째로 잃던 구간은 확실히 좁아졌습니다.

이번 변경을 '아마존이 느슨해졌다'로 읽으면 손해입니다. 아마존은 셀러를 덜 혼내기로 한 게 아니라 채점을 잘게 쪼갠 겁니다. 채점이 잘게 쪼개지면 대응도 잘게 쪼갤 수 있고요. 전 상품을 지키려고 전 상품을 느리게 만들던 방식은 이제 그냥 손해예요.

상품 목록을 열어서 배송이 제일 불안한 서너 개만 따로 떼어놓는 데 30분이면 됩니다. 나머지 상품의 도착일을 앞당길 여유는 거기서 나와요. 이번 주에 한번 갈라놓아보세요.

— 미나킴, 이번엔 계정이 아니라 리스팅 쪽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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