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무이자 6개월이 열렸는데 손님은 모릅니다

한이룸 · 2026.09.14 · 읽는 시간 4

한우 선물세트 12만 8,000원.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결제 직전에 손가락이 멈춘 손님 얘기입니다.

그 손님 지갑에 우리카드나 BC카드가 있었다면, 이번 달 추석 무이자 할부로 한 달에 2만 원씩 여섯 번에 나눠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은 결제창 안쪽에만 적혀 있습니다. 손님은 거기까지 가기 전에 창을 닫았고요.

추석 무이자 할부의 두 달 차이

카드사들이 명절을 앞두고 무이자 개월수를 손봤는데, 결과가 꽤 갈렸습니다.

BC·우리·광주카드가 최대 6개월, 롯데·하나카드가 5개월입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전북카드는 완전 무이자를 3개월로 두고, 대신 7~12개월짜리 부분 무이자를 붙였습니다.

우리카드 조건표를 보면 갈린 자리가 더 선명하죠. 전 가맹점은 3개월인데 온라인만 6개월입니다. 마트·슈퍼는 4개월, 병의원과 항공·면세점은 5개월이고요.

유태현 우리카드 부사장 설명이 짧고 분명합니다. "명절 기간 이용이 집중되는 온라인과 상차림 관련 업종의 무이자할부를 기존보다 강화했다."

BC카드도 같은 방향입니다. 온라인은 5개월에서 6개월로, 대형마트·슈퍼는 3개월에서 4개월로 한 달씩 늘렸습니다.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두 달 깁니다. 명절 카드 경쟁은 늘 할인 쿠폰 싸움이었는데, 올해는 개월수로 붙었어요. 그리고 제일 길게 열린 칸이 하필 온라인입니다.

셀러가 내지 않는 돈

무이자 할부의 이자는 대체 누가 내느냐죠.

토스페이먼츠 개발자 문서가 네 가지로 나눠 놨습니다. 카드사가 전액 부담, 카드사와 고객이 회차로 나눠 부담, 상점이 전액 부담, 카드사와 상점이 같이 부담.

이번 달 카드사 이벤트는 첫 번째입니다. KG이니시스 안내를 보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5만원 이상 결제에 "별도 신청 없이 적용"된다고 돼 있어요. PG를 거치는 온라인 결제면 자동이라는 뜻입니다.

신청서 쓸 일도, 수수료를 더 낼 일도 없습니다.

정산 쪽은 더 반갑습니다. 손님이 여섯 번에 나눠 내도 카드사는 상점에 일시불로 한 번에 지급합니다. 6개월 할부로 팔렸다고 내 돈이 6개월에 걸쳐 들어오지는 않아요.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 보입니다. 쇼핑몰이 자기 돈으로 거는 무이자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카페24 도움말은 "할부 수수료를 쇼핑몰에서 직접 부담하는 서비스"이고 그 수수료는 "PG사에서 공제 후 정산 처리"된다고 적어 뒀습니다. 신한카드 무이자할부가맹점도 일반 수수료율에 무이자할부 수수료를 더해 가맹점 몫으로 갑니다.

돈 내고 켜는 무이자와 이번 달에 그냥 깔려 있는 무이자가, 손님 화면에는 똑같이 보입니다. 적어도 9월엔 지갑을 열 이유가 줄었습니다.

5만 원이라는 문턱

걸리는 건 최소 금액입니다.

토스페이먼츠 기준으로 5만원 이상 주문이어야 결제창에 할부 선택 칸이 자동으로 뜹니다. 4만 8,000원짜리 단품은 할부 얘기를 꺼낼 자리 자체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 2주는 묶음 구성이 유난히 힘을 씁니다. 4만 8,000원 단품 두 개를 9만 6,000원 세트로 묶으면, 손님 눈에는 월 1만 6,000원으로 찍힙니다.

12만 8,000원짜리면 월 2만 1,000원대고요. 값은 그대로인데 고민의 성격이 바뀝니다.

빠지는 것도 미리 알아두면 CS가 편합니다. 법인카드·체크카드·기프트카드는 대상이 아니고, 상품권이나 세금 결제도 대부분 제외됩니다.

결제창 밖으로

이 혜택의 약점은 딱 하나예요. 결제창에서만 보입니다.

손님이 진짜 망설이는 자리는 상세페이지 가격 옆입니다. 담을지 말지가 거기서 갈리죠. 결제창까지 갔다면 이미 절반은 넘어온 손님이고요.

자사몰을 굴린다면 PG 관리자부터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토스페이먼츠는 관리자 페이지의 결제 UI > 기능 > 카드사 목록에서 할부기간과 최대 할부기간을 코드 없이 설정합니다. 최대 할부기간을 3개월로 잠가 뒀다면, 카드사가 6개월을 열어도 손님 화면엔 3개월까지만 뜹니다.

그다음은 상세페이지 한 줄입니다. "BC·우리카드 6개월 무이자(9월 한정, 5만원 이상)"처럼 카드사와 기간, 조건을 같이 적으면 됩니다. 조건 빼고 숫자만 크게 쓰면 며칠 뒤 CS 전화로 돌아옵니다.

오픈마켓은 결제창이 플랫폼 것이라 손댈 게 없습니다. 대신 대표 이미지 아래 문구와 상세 첫 화면은 내 몫이죠. 지난번에 추석 선물 10개 중 7개가 이미 팔리고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남은 3개를 붙잡는 게 이 한 줄입니다.

기한은 짧습니다. 대부분 9월 말이고, 우리카드는 27일까지예요. 추석 당일이 25일이니 사실상 이번 주와 다음 주가 전부입니다.

카드사들이 이번 달 판촉비를 할인율 대신 개월수에 쏟았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를 손님 눈앞에 놓는 자리는 카드사 앱이 아니라 내 상세페이지고요. 남의 돈으로 받아 둔 판촉물을 창고에 쌓아만 두긴 좀 아깝잖아요. 꺼내 쓰는 데 10분이면 충분합니다!

— 9월 달력 27일에 동그라미 쳐둔 김윤아

← 이룸회보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