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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인데 쿠팡 등록이 막힙니다. 기준은 6개월

한이룸 · 2026.09.14 · 읽는 시간 4

"악성 판매자의 진입을 막고, AI와 모니터링으로 찾아내고,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차단합니다."

쿠팡 IP법무팀 조희경 이사가 화장품 브랜드 담당자들 앞에서 위조품 대응 절차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대한화장품협회와 함께 연 브랜드 보호 세미나 자리였죠.

브랜드사 입장에선 반가운 발표입니다. 그런데 쿠팡에 화장품 SKU를 하나라도 올려둔 셀러라면, 저 세 단계 중 첫 번째가 남 얘기가 아닙니다.

첫 단계는 이번에 새로 생긴 게 아니라 이미 몇 달째 돌아가던 절차입니다. 이번 발표는 쿠팡이 그 손을 더 세게 쥐겠다고 확인해준 셈이죠.

가짜를 잡는 단계와 나를 세우는 단계는 다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는 이미 팔리고 있는 물건을 봅니다. AI가 훑고, 신고가 들어오면 내려요. 여기서 걸리는 쪽은 실제로 가짜를 판 셀러입니다.

첫 번째는 성격이 다릅니다. 등록 자체를 앞에서 세웁니다. 물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그다음 문제예요.

쿠팡은 브랜드 상품을 올리기 전에 정품임을 입증하라고 요구합니다. 입증이 안 되면 신규 등록이 반려되고, 이미 올라가 있던 상품도 내려갈 수 있어요.

플랫폼이 문을 좁힐 이유는 충분합니다. 지식재산처 집계로 해외 온라인에서 차단된 K브랜드 위조 화장품이 2023년 1만6,774건에서 2025년 3만6,116건이 됐습니다. 2년 만에 두 배가 넘었죠.

쿠팡 정품 인증 서류에서 실제로 보는 건 발급일입니다

낼 수 있는 서류는 꽤 여러 가지입니다. 거래명세서, 발주서, 출고명세서, 납품확인서, 세금계산서, 인보이스, 병행수입면장 중 하나면 됩니다.

대신 안에 들어갈 항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 거래일자, 품목, 수량, 그리고 공급자 직인이나 서명. 모델명이나 품번도 적혀 있어야 어떤 상품인지 특정이 됩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갖고 계실 겁니다. 걸리는 건 마지막 조건이에요. 발급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작년 가을에 크게 한 번 사입해서 아직 그 재고를 파는 SKU를 떠올려보면 됩니다. 물건은 100% 정품인데 명세서는 열 달 전 것입니다. 쿠팡 기준으로는 서류가 없는 쪽에 가깝죠.

창고에는 진짜가 쌓여 있는데 정작 문을 통과하는 건 종이입니다. 좀 억울한데, 규칙이 그렇게 생겼어요.

파일은 JPG·PNG·JPEG·PDF만 받습니다. 원가처럼 남한테 보여주기 싫은 숫자는 가리고 올려도 됩니다.

수입해서 파는 경우엔 통관 서류가 하나 더 붙습니다. 화장품이라면 그 앞에 화장품책임판매업 등록필증과 표준통관예정보고필증이 먼저 있어야 하고요. 병행수입이라면 면장 파일을 상품별로 묶어두는 편이 나중에 훨씬 빠릅니다.

걸리면 멈추는 게 상품만은 아닙니다

쿠팡 위조품 정책에 적힌 제재는 세 가지입니다. 상품 판매·노출 중지, 판매자 계정 정지, 그리고 정산 대금 지급 보류.

세 번째가 진짜 아픈 칸입니다. 문제가 된 SKU 하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정 전체 돈이 묶일 수 있어요. 마진 몇 퍼센트 얘기가 아니라 이번 달 현금 흐름 얘기가 되는 겁니다.

허위 서류를 내면 더 무거워집니다. 계정 정지에 법적 책임까지 붙죠. 급하다고 파일을 손보는 선택이 제일 비싸게 먹힙니다.

접수 창구가 둘로 나뉘어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상품 등록 전에는 sellergating@coupang.com, 등록 후에는 tns_appeals_zd@coupang.com으로 갑니다. 창구 이름 자체가 1단계가 따로 돌아간다는 뜻이죠.

상품이 조용히 사라지는 쿠팡 필터링 때도 그랬지만, 통보는 대개 메일 한 통으로 옵니다. 스팸함까지 한 번 훑어보면 좋습니다.

빠진 자리는 그대로 비어 있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부담만 늘어난 것 같은데, 계산을 뒤집으면 그림이 좀 달라집니다.

진입 차단은 모두를 막는 게 아니라 서류를 못 내는 쪽을 막습니다. 같은 브랜드 상품을 출처 없이 싸게 밀어 넣던 계정이 먼저 사라지는 구조예요. 정상 사입으로 버텨온 쪽에는 나쁜 소식이 아닙니다.

가짜가 2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는 건 그만큼 진짜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수요는 어딘가에서 계속 팔리는 중이죠.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다면 카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쿠팡 브랜드 등록을 해두면 내 브랜드명을 붙인 남의 상품에 조치를 요청할 수 있어요. 이번에 시범 운영에 들어간 브랜드 전용 핫라인은 주말과 공휴일, 늦은 저녁에도 신고를 받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할 일은 딱 하나인데요. 뷰티·화장품 SKU 목록을 뽑고, 거래명세서 발급일이 6개월을 넘긴 것만 표시해서 공급처에 재발급을 요청하면 됩니다. 명절이 끼면 공급처 담당자도 자리를 비우니까 지금이 편해요.

짝퉁 잡는 뉴스에 정품 파는 쪽이 종이부터 챙기는 게 좀 우습긴 합니다. 그런데 그 종이 한 장이 다음 정산금을 지켜줍니다. 오늘 저녁에 폴더 하나만 만들어보세요!

— 서류 폴더부터 여는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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