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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달러 침구 브랜드가 AI로 안 만드는 사진

한이룸 · 2026.09.13 · 읽는 시간 5

"이 시트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500달러짜리랑 50달러짜리가 뭐가 다른지 아무도 말을 못 해주더라고요."

침대를 퀸에서 킹으로 바꾼 부부가 시트를 사러 나갔다가, 온종일 매장만 돌고 빈손으로 돌아온 날 이야기예요. 그 빈손이 미국 침구 브랜드 보앤브랜치(Boll & Branch)의 시작이었어요.

그 부부가 이듬해 1월에 차린 회사가 지금 연매출 2억 달러를 넘겼어요.

그리고 이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총괄이 팟캐스트에 나와 AI 이야기를 꺼냈어요. 광고에 AI를 어디까지 쓰고 어디서 멈추는지, 기둥을 세워 문서로 정해뒀다는데요.

순서가 재밌죠. 라벨을 못 믿어서 창업한 사람들이, 12년 뒤엔 자기 광고 사진을 똑같은 기준으로 걸러내고 있는 거잖아요.

"면화 거래를 파봤더니 처음부터 조작이더라고요"

스콧 태넌은 마케터로 일하다 캐주얼 게임 회사를 차려서 판 사람이에요. 미시 태넌은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이었고요.

빈손으로 돌아온 그날 이후, 두 사람은 면화 쪽을 파기 시작했죠. 스콧의 말이에요. "조사해보니 면화 거래라는 게 시작될 때부터 부정직과 조작으로 얼룩져 있더라고요."

미시는 그 공부에 제대로 빠졌죠. "목화 섬유 길이를 이해하는 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두 사람이 제일 먼저 버린 게 '스레드 카운트'였어요. 침구 광고에 늘 큼직하게 박히는 그 숫자요.

1제곱인치 안에 실이 몇 가닥 들어갔는지를 센 값이거든요. 어떤 목화인지, 무슨 약품을 썼는지, 누가 어떤 조건에서 짰는지는 한 글자도 안 알려주죠.

2014년 1월에 문을 열었어요. 인도 유기농 목화 농가 연합과 직접 거래하고, 공정무역 인증을 받는 쪽으로요.

첫 제품을 내놓기까지 2년이 걸렸어요. 그 2년 동안 판 건 한 장도 없었죠.

"지금 돌아보면 대체 뭘 하고 있었나 싶어요"

시작은 조용했어요. 스콧은 매일 매출을 들여다봤는데, 하루 1,000달러를 넘기면 좋은 날이었대요.

월스트리트저널에 회사 이야기가 실리면서 첫해 매출이 50만 달러 근처까지 갔어요. 그래도 투자는 안 받았죠.

대신 본인 이름으로 보증을 서서 빚을 냈어요. 집에는 어린 아이가 셋 있었고요. 회계 실수 하나가 안전장치를 다 통과해서 100만 달러가 어긋난 적도 있습니다.

진짜 고비는 2016년이었어요. 배송용 종이박스를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이 주문했는데, 그게 회사 현금을 통째로 먹어버렸죠.

박스요. 시트가 아니라 박스 때문에요.

결국 지인들한테 조건을 확 낮춰서 1주일 반 만에 200만 달러를 급하게 모았습니다. 집도 담보로 들어갔고요.

스콧의 말이에요. "제 자신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데까지 다 끌어다 썼어요. 지금 돌아보면 '세상에, 내가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싶어요."

숨통이 트인 건 라디오였어요. 하워드 스턴 쇼 광고에 200만 달러를 걸었고, 그 뒤 1년 사이 매출이 150만 달러에서 1,350만 달러가 됐습니다.

"AI 사진, 너무 진짜 같으면 안 써요"

지금 보앤브랜치는 연매출 2억 달러를 넘기고, 노드스트롬과 블루밍데일스 매대에도 올라가 있어요. 시그니처 시트 세트가 229달러고요.

그럼 이 회사가 AI를 안 쓰는 회사냐. 전혀 아니죠.

주간 리포트도 AI가 정리하고, 새 인플루언서 후보도 챗GPT로 추려요.

광고 이미지도 만들어요. 봄 '버터컵' 컬렉션 때는 사람 키만 한 꽃이랑 커다란 쇼핑백을 AI로 뽑았어요. 누가 봐도 현실에 없는 그림이죠.

그런데 침대 위 가족 사진은 안 만들어요. 그건 직접 찍거나, 크리에이터가 찍은 걸 씁니다.

최고상업책임자 카티아 운루가 이걸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는 AI로 현실을 꾸며내지 않아요. 너무 진짜처럼 보이면 안 씁니다."

손님이 그 사진을 진짜라고 믿게 되는 순간, 거긴 AI가 못 들어가죠. 예쁘게 뽑히는 건 그다음 문제고요.

반대쪽 장면도 있어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REI의 인스타 광고에서, 자전거가 안장 위에 핸들을 한 쌍 더 키웠거든요. 식물도 아닌데 말이죠.

사람들이 바로 잡아냈고 광고는 내려갔어요. 메타가 자동으로 켜둔 AI 개인화 도구가 협력사에서 받은 사진을 멋대로 바꿔놨다는 게 REI 설명이었어요. 그 도구에서 곧장 빠졌고요.

"12년 동안 안 쓰던 단어를 FAQ에 넣었어요"

여기서 제가 제일 좋았던 대목이에요.

보앤브랜치는 창업 때부터 '스레드 카운트'를 마케팅에서 뺐다고 했죠. 그런데 최근에 그 단어를 도로 넣었어요.

고객센터 팀이 손님들이 AI 챗봇에 뭐라고 묻는지를 들여다봤거든요. 사람들은 실제로 그 숫자로 검색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FAQ와 상담 문구에 그 단어를 넣었어요. 12년 동안 싫어하던 말인데요.

이 회사 원칙은 처음부터 손님이 실물을 제대로 알게 한다였거든요. 스레드 카운트를 뺀 것도, 도로 넣은 것도 거기서 나온 결정이고요.

목적에 도움이 되면 안 쓰던 단어도 꺼내고, 방해가 되면 편한 도구도 뺍니다. AI든 마케팅 용어든, 판단 기준이 딱 하나예요.

그럼 우리 상세페이지는 어디서 잘라야 할까요

갤럽이 미국 성인 3,270명한테 물었습니다. 기업이 광고에 AI 쓰는 걸 부정적으로 본다는 답이 49%, 긍정은 19%였어요.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초안이나 아이디어 단계에 AI를 쓰고 그걸 밝히는 건 75%가 괜찮다고 했죠. AI로 만든 사람과 목소리는 62%가 부적절하다고 했고요.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 'AI를 썼다'가 아니에요. '진짜인 척했다'예요.

내 스마트스토어로 옮겨볼게요. 배경이나 분위기, 연출 컷은 AI로 만들어도 손님이 손해 볼 게 없거든요. 다만 AI 상품컷도 이제 공짜는 아니니까, 아낄 자리를 고르는 게 더 중요해졌죠.

색, 질감, 두께, 크기는 얘기가 다릅니다. 손님이 그 사진을 보고 실물을 머릿속에 그리는 컷이잖아요. 여긴 실물이어야 해요.

어디서 잘라야 하는지는 이미 우리 손에 답이 있습니다. 반품 사유랑 "실물이랑 색이 달라요" 문의, 한 달치만 모아볼까요? 거기 적힌 항목이 그대로 AI 금지 목록이에요.

페이스북·인스타 광고를 돌린다면 AI 자동 개선 옵션이 켜져 있는지도 한 번 보시고요. REI는 그걸 모르고 핸들 두 개짜리 자전거를 팔 뻔했습니다.

여기서는 작은 브랜드가 오히려 유리하죠. 내 물건을 손으로 만져본 사람만 어디까지가 연출이고 어디부터가 거짓말인지 알거든요. 대행사도, 모델도 그건 모릅니다.

2억 달러짜리 브랜드가 문서로 정해둔 것도 결국 그 한 줄이에요.

오늘 상세페이지 하나 열어서 "이 컷은 AI 써도 됨, 이 컷은 안 됨"만 갈라보세요. 그 선은 우리가 제일 정확하게 그을 수 있으니까요!

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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