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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30% 올린 추천 AI가 이력을 안 봐요

한이룸 · 2026.09.22 · 읽는 시간 3

서울 세텍에서 열린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 부스가 250개 섰습니다.

그중 1관 E301 자리에 성적표 한 장이 걸렸어요. 자사몰 AI 추천 솔루션 '테이스트큐'를 붙인 브랜드몰 130여 곳에서 나온 숫자였습니다.

상품 클릭률 2.2배, 구매 전환율 약 30% 상승, 장바구니 객단가 23% 상승, 이탈률 28% 감소. 몰이 알아서 상품을 걸어주던 자동진열과 비교한 값입니다.

만든 곳은 팜킷이라는 국내 회사고요. 카페24와 쇼피파이에 앱으로 올라와 있어서, 개발자 없이 설치만 하면 그날부터 돌아갑니다.

자사몰 AI 추천은 붙였는데, 몰마다 성적이 갈렸어요

여기까지만 보면 할 일은 하나처럼 보이죠. 앱스토어 들어가서 설치 버튼 누르기.

그런데 130곳이 전부 30%를 받은 건 아닙니다. 30%는 평균이고, 어느 몰이 얼마를 받았는지, 업종별로 얼마나 갈렸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아요.

같은 앱에 같은 엔진인데 결과가 다르다면, 변수는 몰 쪽에 남아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이 엔진이 내 몰에서 뭘 읽어 가는지부터 찾아봤습니다.

이 엔진은 손님 구매 이력부터 보지 않아요

보통 추천은 "이 상품 산 사람들이 저 상품도 샀다"는 통계로 굴러가요. 그래서 새로 연 몰이나 갓 올린 상품은 늘 손해를 봅니다. 쌓인 게 없으니 추천에 낄 자리도 없죠.

팜킷은 순서를 뒤집었어요. 손님 이력 대신 상품 쪽 특성을 먼저 읽고, 상품끼리 얼마나 닮았는지를 계산합니다. 공감신문이 정리한 설명도 같아요. 추천 대상인 상품의 특성을 분석하고, 유사성을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을 한다고 적었습니다.

읽는 재료는 꽤 구체적입니다. 제품 라벨, 조리법, 성분표 같은 텍스트만으로 150가지가 넘는 특성을 뽑아낸다고 해요.

쇼피파이 앱 소개란도 같은 얘기를 합니다. 재료·식감·쓰임새를 보고 취향을 맞춘다고, 구매 이력이 없어도 괜찮다고 적혀 있어요.

짜장면을 좋아한다고 하면 간장으로 볶은 음식을 좋아할 사람으로 본다는 식인데요. 제 식성이 이렇게 한 줄로 요약될 일인가 싶다가도, 딱히 틀린 말이 아니라 조용히 수긍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엔진이 먹는 건 사진이 아니라 상품 정보에 적힌 글자예요. 안 팔린 이유가 상세페이지가 아니었던 이야기와 같은 자리에서 갈리는 셈입니다.

전시장 다른 줄에선 그 칸을 채워주는 걸 팔고 있었어요

같은 페어에서 샵링커지앤씨는 AI 기능 다섯 종을 시연했어요. 그중 두 개가 'AI 상품등록'과 'AI 상품명 정비'입니다.

앞엣것은 상품명과 이미지를 보고 브랜드명·모델명·제조사·원산지를 대신 채워줍니다. 뒤엣것은 쇼핑몰마다 다른 등록 기준에 맞게 상품명을 손봐 주고요.

사방넷도 비슷한 걸 내걸었습니다. 스마트 상품 매칭과 상품정보고시 자동 추천인데, 쓰는 셀러가 7천 곳쯤 된다고 합니다.

한쪽 줄은 상품 정보를 읽는 기계를 팔고, 다른 줄은 그 상품 정보를 채우는 기계를 팔았어요. 두 부스가 같은 빈칸을 놓고 장사하고 있었던 거죠.

오늘 손댈 칸은 옵션명과 요약설명이에요

카페24 상품 등록 화면을 열면 상품 요약설명, 상품 간략설명, 상품분류, 상품옵션이 차례로 나옵니다. 마감에 쫓길 때 제일 먼저 건너뛰는 칸들이기도 하죠.

옵션명이 '블랙 / 2XL'에서 멈춰 있으면 엔진이 가져갈 단어도 딱 둘입니다. 거기에 '도톰한 기모', '무향', '선물용' 같은 말을 한 칸씩만 얹으면 읽을거리가 늘어나요.

전부 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달 제일 많이 팔린 상품 다섯 개만 골라서 요약설명 한 줄, 옵션명에 형용사 하나. 30분이면 끝납니다.

거기다 요금도 미리 알아두면 마음이 편해요. 쇼피파이 앱스토어에 공개된 기준으로는 추천을 타고 들어온 클릭 100개까지 0원, 101~5,000개 구간이 월 19.99달러입니다. 3만 원이 안 되는 값이지만, 손님이 조금만 눌러도 무료 구간은 금방 찹니다.

아직 못 믿을 칸도 짚어둘게요. 2.2배와 30%는 공급사가 자체 집계해 내놓은 값이고, 쇼피파이 쪽 리뷰는 아직 다섯 건이 안 됩니다. 최종 판단은 내 몰에 찍힌 숫자로 하는 게 맞아요.

읽을 게 '블랙'과 '2XL' 둘뿐이면, 131번째 몰이 되기도 전에 엔진이 먼저 할 말을 잃습니다. 오늘은 잘 나가는 상품 다섯 개 옵션명에 형용사 하나씩만 붙여두세요. 엔진한테는 그게 성분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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