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매대가 이번 분기에 하나 늘었습니다. 창고를 새로 지은 회사가 아니라 토스쇼핑 안입니다.
토스가 오아시스에 300억 원을 넣고, 토스쇼핑 안에 '오아시스마켓 전용관'을 열었습니다. 오아시스가 직접 매입해 파는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7,000여 종이 토스 앱에서 바로 주문되고 새벽에 도착합니다. 오아시스가 남의 플랫폼에 전용관을 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투자 뉴스로 읽으면 여기서 끝납니다. 그런데 식품을 파는 입장이면 줄이 하나 더 걸립니다.
네이버가 11월 말부터 새벽배송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만 내주기로 한 건 앞서 다뤘습니다. 같은 분기에, 회원증을 안 물어보는 새벽배송 매대가 하나 열린 겁니다.
"장 보러 토스에 들어간다"는 말이 이제 됩니다
토스쇼핑에 그동안 없던 건 손님이 아니라 배송이었습니다. 판매자가 알아서 보내는 구조라 도착 시점이 제각각이었고, 그래서 '장보기'가 성립을 안 했습니다. 장보기는 밤에 시켜서 아침 식탁에 올라와야 장보기니까요.
그 칸을 오아시스 물류망이 채웠습니다. 주문만 토스에서 받고, 선별과 포장과 배송은 오아시스가 하던 그대로 돌아갑니다. 상품과 재고는 두 쪽이 실시간으로 붙어 있습니다.
토스쇼핑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여는 사람이 800만 명 안팎입니다. 토스 앱 전체로는 2,660만 명대고요.
장 보러 들어온 손님은 냉장고만 채우고 나가지 않습니다. 반찬통도 보고 밀키트도 봅니다. 그 옆 진열이 일반 셀러 자리입니다.
전용관은 입점 신청으로 못 들어갑니다
7,000종은 오아시스가 자기 돈으로 매입해 파는 상품입니다. 토스에 신청서를 넣어서 들어가는 자리가 아닙니다.
거기 물건을 넣으려면 오아시스에 납품을 해야 합니다. 절차는 다섯 단계입니다. 온라인 신청서, MD 검토 후 연락, 샘플 들고 가는 대면 미팅, 품질 평가와 내부 심사, 표준 거래 계약서 체결.
직매입이라 물량과 품질을 같이 봅니다. 대신 한 번 뚫으면 채널이 여러 개 붙습니다.
방금 적은 다섯 단계는 오아시스 직매입 납품 경로입니다. 익일 정산은 여기 얘기가 아니고요. 오아시스·티몬이 같이 굴리는 오픈마켓 입점 창구가 한 화면에 있는데, 그 창구가 내건 조건이 업계 최저 수수료와 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입니다.
그래서 길이 둘로 갈립니다. 오아시스에 납품하는 길은 물류와 CS를 통째로 맡기는 대신 심사가 붙습니다. 토스쇼핑에 직접 입점하는 길은 심사가 가볍고, 배송은 내가 합니다.
소량으로 굴리는 쪽이면 두 번째가 현실적입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자등록증과 정산계좌 사본이면 되고, 심사는 영업일 기준 3~7일 걸립니다.
구매확정하고 2영업일이면 정산이 끝납니다
토스쇼핑 정산은 구매확정일 기준 D+2영업일입니다. 결제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떼고 그때 입금되죠. 판매수수료는 8%, 부가세 별도고 배송비에는 안 붙습니다.
쿠팡 주정산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보입니다. 쿠팡은 정산 대상액의 70%를 그 주 일요일 기준 15영업일 뒤에 주고, 남은 30%는 다음다음 달 첫 영업일에 줍니다.
신선식품은 사입 회전이 빠릅니다. 이번 주에 판 돈으로 다음 주 물건을 받아야 하는데 그 돈이 3주 뒤에 들어오면, 중간은 카드로 메우게 되죠.
1인으로 브랜드를 굴리는 한 셀러가 자기 블로그에 토스쇼핑 입점기를 올렸습니다. 입점 이유 1순위로 꼽은 게 구매확정 후 2영업일이면 끝나는 정산이었고요. 재고를 언제 얼마나 사올지, 광고를 언제 태울지를 그 주기에 맞춰 짤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2영업일은 달력 날짜가 아닙니다. 주말이나 연휴가 끼면 실제 입금일은 그만큼 뒤로 밀립니다.
들어오는 날이 짧아지면 안 하던 시도를 하게 됩니다. 재고가 무서워 못 잡던 단기 물건 하나쯤은 잡아볼 만해지고요.
손님 800만에 셀러는 7만 명입니다
토스쇼핑 등록 셀러는 3만 7,584명에서 다섯 달 만에 7만 2,683명이 됐습니다.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도 아직 7만 명대입니다. 셀러 데려오는 인력을 열 명대에서 200명 넘게 불린 게 그래서고요.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같은 상품을 파는 셀러끼리 가격을 비교해 노출 순서를 정한다는 지적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남들도 다 파는 공산품을 들고 들어가면 최저가 싸움에 끌려갑니다.
그러니 들고 갈 상품을 고르는 기준이 하나 생깁니다. 내 이름으로 파는 것, 구성을 내가 짠 것, 비교 대상이 잘 안 붙는 것.
김치나 참외처럼 산지와 손질 방식이 곧 상품 설명이 되는 품목이 여기 잘 맞습니다. 쿠팡과 네이버에서 참외와 김치를 팔던 한 셀러는 토스 쪽 제안을 받고 들어갔습니다. 평소 매출의 30% 정도가 얹혔다고 셀러 커뮤니티 후기에 적었고요.
300억은 오아시스 통장에 들어갔습니다. 셀러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따로 있는데, 구매확정 후 2영업일이라는 날짜죠.
새벽배송 칸을 토스가 직접 지었으면 조건도 토스가 붙였을 겁니다. 남의 창고를 빌려서 연 매대라 아직 회원증도 풀필먼트 계약서도 안 붙어 있습니다. 이 상태가 계속 갈 리는 없고요.
이번 주에 상품 두어 개만 골라서 입점 신청부터 넣어보면 어떨까요!
— 냉장고 채우는 앱을 결국 세 개나 깔아버린 김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