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이랑 30분 씨름하다 결국 상담원과 연결됐는데, 그 상담원한테 처음부터 또 다시 설명해야 했어요."
AI 고객센터를 겪은 50대 소비자가 쿠키뉴스에 남긴 말이에요. 리멤버가 공개한 'AI 고객경험 리포트'를 그림으로 옮기는 내내 이 문장이 머리에 붙어 있더라고요.
이 리포트는 AI 상담 도입을 앞둔 예상과 실제 도입 기업의 숫자를 나란히 놓은 조사입니다. 이데일리·인공지능신문 같은 매체가 '감원보다 충원'을 제목으로 뽑았죠.
물은 사람은 제조·건설, 금융·보험·증권, 유통·이커머스, IT·통신·서비스 4개 업종의 고객 응대 실무자와 의사결정자예요. 업종·기업 규모별로 고르게 나눴다는데, 응답자 수와 조사 기간은 발표 자료에 없습니다.
한눈에 1: 상담원을 줄인 곳보다 늘린 곳이 많았어요
AI를 아직 안 쓰는 기업은 36%가 "들이면 인력이 줄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그런데 이미 AI를 쓰는 기업 중 실제로 인력을 줄인 곳은 18%였죠.
인력을 더 뽑은 곳은 29%로 그보다 많았습니다. 가장 긴 막대는 줄이지도 늘리지도 않고 일을 다시 나눈 '재배치' 45%였고요.
세 막대를 더하면 92%가 나오죠. 나머지 8%가 어떤 답이었는지는 발표에 없어서, 그림에선 회색으로 비워 뒀어요.
한눈에 2: 손님 반응 1위는 '상담원 연결 요구'
AI 상담을 연 기업의 50%가 가장 많이 겪은 손님 반응으로 '상담원 연결 요구'를 꼽았어요. 같은 문의가 다시 들어왔다는 답도 45%였습니다.
AI가 제일 많이 받은 주문이 "사람 불러 주세요"였던 셈이죠.
회사가 보는 성적표와 손님이 매기는 성적표도 따로 갔는데요. 응답·대기 시간, 처리 비용 같은 내부 지표가 좋아졌다는 답은 평균 65%, 고객 만족도·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졌다는 답은 평균 52%였습니다.
한눈에 3: 성과를 가른 건 사람에게 넘기는 기준이었어요
같은 AI를 들이고도 결과는 갈렸어요.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답한 기업은 78%가 'AI가 받을 문의'와 '상담원이 넘겨받을 상황'을 미리 정해 두고 있었죠. 기대에 못 미쳤다는 기업에선 그 비율이 32%였습니다.
성과가 안 난 이유를 물어도 답변 정확도(16%)보다 손님의 상담원 연결 요구(56%)가 훨씬 많이 나왔어요.
리멤버 마켓데이터사업실 주대웅 실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도입의 성과는 AI의 성능보다 사람이 언제 나설지 기준을 미리 정해 뒀느냐에서 갈렸다."
그런데 이 기준을 문서로 적어 둔 기업은 AI 도입 기업의 8%뿐이었어요. 기준이 있는 곳도 대부분 담당자 경험에 기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내 스마트스토어 문의 창으로 치면, "배송 언제 와요?"는 AI가 받고 "컵이 깨져서 왔어요"는 처음부터 사람이 받는 식으로 미리 나눠 두는 거예요. 손님이 챗봇보다 사람을 찾는 이유를 다룬 글과 같이 읽어도 좋습니다.
AI를 들인 기업 대부분이 아직 문서로 안 만든 기준인데, 내 가게라면 A4 한 장으로 시작할 수 있어요. 오늘 문의 창 옆에 '여기부턴 사람이 받는다' 세 줄만 적어 보세요. 그 세 줄이면 기준을 문서로 적어 둔 회사 쪽에 서는 거예요!
— 회색 칸 하나는 끝내 비워 둔 채 펜을 내려놓은 한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