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로로도 찍어 둘걸."
쇼룸 촬영본을 받은 날 꼭 나오는 이 후회를, 아이폰 3D 스캔 앱 하나가 다르게 풀기 시작했어요.
크몽의 한 매장 촬영 패키지를 보면 2시간 촬영 원본만 받아도 33만 원, 세로 영상 2편으로 받으면 66만 원입니다. 구도는 촬영 날 정해지고, 더 필요하면 사람을 다시 불러야 하죠.
3D 스타트업 SpAItial의 Echo-3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회사 설명대로면 아이폰을 들고 공간을 몇 분 걸으면 실제 치수가 맞는 3D 공간이 나와요. 방 한 칸부터 여러 층 건물, 야외까지 찍을 수 있다고 하고요. 다만 3D 전문 매체 Radiance Fields는 SpAItial이 말하는 최고 수준 품질에 벤치마크 수치가 없다고 짚었습니다.
아이폰 3D 스캔 한 번에 남는 원본
3D라고 하면 상세페이지에서 빙글빙글 도는 뷰어부터 떠올리기 쉽죠. 작은 가게에 먼저 쓸모 있는 건 나중에 구도를 고를 수 있는 공간 원본이에요.
SpAItial도 안내 페이지에 "영상은 고정된 프레임의 나열"이라고 적어 뒀어요. 3D 공간은 찍고 난 뒤에도 카메라를 옮길 수 있거든요. 구도를 촬영 날이 아니라 쓰는 날 고르게 되는 거죠.
공식 문서대로라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완성된 공간을 PLY나 SOG 파일로 내려받아 무료 브라우저 도구 SuperSplat에서 열어요. 타임라인에 카메라 길을 그리면 MP4 영상과 PNG 컷이 내 컴퓨터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운영 항목으로 옮기면 세 군데가 움직여요.
- 광고 소재비: 입구에서 작업대까지 밀고 들어가는 세로 영상
- 상세페이지: "이런 곳에서 만들어요"에 넣을 공간 컷
- CS: "원데이 클래스 몇 명까지 앉아요?"에 답할 공유 링크. 회사 설명대로 치수가 실제와 맞으면 테이블 폭도 함께 답할 수 있죠.
물론 배치를 바꾸면 스캔도 새로 해야 해요. 12월에 세울 트리가 미리 들어 있진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날은 사람을 부르는 대신 몇 분 더 걸으면 됩니다.
안 찍은 곳을 채우는 AI의 솜씨
회사도 "빠르게 찍은 스캔은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하다"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Echo-3는 안 찍힌 곳을 주변에 맞춰 채워요.
Echo-3 다음 날 Speridlabs가 공개한 오픈소스 모델 Idol은 더 과감해요. 물건 사진이 한 장뿐일 때 돌려 볼 3D를 만들려는 모델이라, 사진에 없는 뒷면까지 만듭니다. 공식 데모 첫 화면의 배낭 결과물을 내려받아 네 방향으로 돌려 봤더니, 사진엔 안 보이던 등판이 어깨끈까지 달고 멀쩡히 서 있더라고요.
놀랍지만 바로 거기가 걸립니다. 우리 가방 등판에 지퍼 주머니가 있어도 AI는 알 길이 없으니까요.
손님이 받고 나서 따지는 곳이 그런 데죠. 뒷면 성분표, 밑창, 지퍼요. 상품 컷에서 이게 틀리면 반품 사유가 되지만, 쇼룸 구석 벽 무늬가 조금 달라서 환불해 달라는 손님은 드뭅니다.
그래서 상품은 지금처럼 실물로 찍고, 3D는 공간부터 시험하는 쪽이 현실적이에요. 상품이 주인공인 영상은 내 제품으로 AI 광고 영상 만드는 법처럼 실물 사진에서 출발하면 되고요.
제 화분 사진도 데모에 넣어 봤는데, 비로그인 무료 한도가 찼다며 막히더라고요. 화분의 뒷모습은 당분간 미스터리입니다.
무료 크레딧 800과 최소 차감 900
약관을 읽다 웃음이 났어요. 무료 크레딧은 매달 800까지 채워 주는데, Echo-3 스캔은 한 번에 최소 900을 떼거든요. 자판기에 800원 넣었더니 900원짜리 캔만 있는 기분입니다.
한국 앱스토어 기준 월 7만 7천 원 Standard는 비상업 전용이라 가게 콘텐츠엔 못 씁니다. 상업 사용은 월 14만 9천 원 Pro부터고, 스캔 50분이 들어 있으니 3분씩 찍는다고 치면 한 번에 약 9천 원 꼴이죠.
자격이 되면 첫 달은 무료 체험인데, 이때 만든 결과물의 상업 사용 허가는 임시라서 해지를 신청하는 순간 끝나요. 그러니 체험 달엔 "우리 공간이 쓸 만하게 나오나"까지만 보고, 손님 앞에 내놓는 건 결제 뒤로 미루면 깔끔합니다.
독립 테스트는 아직 못 찾았고, 저도 스캔 결과를 직접 확인하진 못했어요. 앱과 웹 중 어디서 파일을 받는지도 출시 자료엔 안 적혀 있으니, 체험 첫날 내려받기 버튼부터 찾아보면 좋겠어요.
찍기 전에 치울 것도 있습니다. 약관상 올린 영상과 결과물은 모델 학습에 쓰일 수 있고, 거부 방법은 안 적혀 있거든요. 송장, 거래처 단가표, 손님 얼굴은 화면 밖으로 옮겨 두세요. 앱은 영어판이고 iOS 18 이상 아이폰용입니다.
쇼룸이나 공방을 꾸리시는 입장이면, 다음 촬영 견적을 받기 전에 입구에서 작업대까지 한 바퀴만 찍어 보시길 권해요. 상품은 실물로 찍고 공간만 원본으로 남겨 두면, 세로 컷 얘기가 나와도 사람을 다시 부르기 전에 열어 볼 파일이 하나 생기는 셈이죠.
단가표부터 치우고, 가벼운 걸음으로 한 바퀴 돌아 보세요!
— 100원 모자란 자판기 앞에서 주머니부터 뒤지는 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