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오일 브랜드 비어드브랜드의 대표 에릭 밴드홀츠가 손님인 척 자기 회사 봇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직접 만든 AI 전화 상담 봇입니다.
"수염 기른 지 두 달쯤 됐어요." 수염으로 먹고사는 회사 대표의 연기였는데요. 봇은 두 달이면 괜찮은 출발이라며 칭찬부터 했어요.
봇은 길이와 상태, 좋아하는 향을 차례로 물었습니다. "송진처럼 어둡고 잔잔한 향"이라고 답하자 향 두 가지를 골라 왔고요.
가장 인기 있는 걸 달라고 하니, 투표에서 5,000표 넘게 받은 '노스 윈터' 오일 1.7온스를 29달러(약 3만 9천 원)에 권했죠.
주문해 달라는 말에 봇이 처음으로 거절했습니다.
"보안상 전화로는 결제를 받지 않습니다. 주문서를 만들어 이메일로 보내드릴게요."
대표가 불러 준 메일 주소는 @beardbrand.com으로 끝났는데요. 봇은 사장 목소리도, 회사 주소도 알아채지 못하고 정중하게 통화를 마쳤어요.
직원 10명 가게에 없던 AI 전화 상담이 생겼습니다
밴드홀츠는 프랙티컬 이커머스 기고에서 "직원이 10명뿐이라 전화 상담 인력을 둘 여유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고객 응대는 오랫동안 회사의 큰 짐이었다고요.
봇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약 하루입니다. 본인 개발 실력은 10점 만점에 4점, 코드는 하나도 모른다고 했어요.
도구는 xAI의 에이전트 서비스 그록 봇(Grok Bot)과 음성 기능 그록 보이스 API(프로그램에 음성을 붙이는 연결 도구)입니다. 구독은 월 40달러(약 5만 4천 원)짜리 X 프리미엄 플러스를 썼다고 했죠.
다만 xAI가 10월에 구독을 개편했어요. 지금은 xAI 문서 기준으로 그록 봇이 월 30달러 '프리미엄'부터 들어 있고, 월 8달러 '플러스'에는 없습니다.
그동안 들려온 전화 AI 얘기는 AI 에이전트가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는 실험담이나 큰 회사 사례가 많았습니다.
스타링크가 그록 보이스로 하루 1만 5,000통 넘게 처리한다는 8월 발표가 대표적이죠.
이번에 새로운 건 만든 사람입니다. 코드 모르는 직원 10명 회사 대표가 같은 음성 기술을 혼자 하루 만에 붙였어요.
봇이 부른 값은 29달러, 상품 페이지엔 32달러
통화 대본을 비어드브랜드 상품 페이지와 한 줄씩 맞춰 봤습니다. 투표는 맞았어요. 노스 윈터는 투표 결과에서 5,516표로 1위였고, 향 설명도 페이지와 비슷했습니다.
가격만 달랐습니다. 11월 3일 기준 상품 페이지의 노스 윈터 1.7온스는 32달러거든요.
정기구독가는 28.80달러이고, 봇이 바로 앞에 권한 '템플 스모크'가 29달러입니다. 봇이 어디서 29달러를 가져왔는지, 통화 당시 가격이 어땠는지는 글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제를 안 맡긴 설계가 눈에 들어옵니다. 봇은 주문서까지만 만들고, 배송비와 세금은 결제 단계에서 계산된다고 안내해요.
손님은 결제창에서 금액을 다시 보고, 카드번호도 거기에 넣습니다. 말이 조금 어긋나도 돈이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걸러지는 구조입니다.
음성 봇 쪽 안내도 비슷합니다. xAI 공식 소개글은 봇에게 막아 둘 행동의 예로 카드번호 되읽기를 들었어요. 더 런다운의 구축 가이드는 "좁은 일 하나로 시작"하고, 따로 시험하기 전엔 가격 안내와 결제 정보 수집도 막으라고 합니다.
대본에서 제가 베껴 두고 싶은 부분도 여기입니다. 상품 고르는 대화는 봇이 맡고, 돈은 결제창에 남겨 뒀거든요.
한 통 480원, 진짜 손님 시험은 이제부터입니다
밴드홀츠가 밝힌 값은 구독료 월 40달러까지입니다. 통화 요금은 글에 없어서, 이 봇에 그대로 붙는 값인지는 몰라도 xAI 공개 요금으로 제가 계산해 봤어요.
음성이 분당 0.08달러, 제공 번호를 쓰면 0.01달러가 더 붙습니다. 4분 통화면 0.36달러, 480원쯤이죠.
이 요금이면 오일 한 병 팔아 남는 돈(마진 절반으로 가정)으로 통화 약 40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안 받던 전화라, 40통에 한 병만 더 팔려도 통화료는 건지는 거예요.
40통에 한 병이 팔릴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이 대본의 손님은 대표 본인이었고, 그도 "실제 손님이 써 봐야 한다"며 비공개 커뮤니티에서 실제 주문 시험을 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밴드홀츠가 결심한 계기는 부츠 브랜드 치소스의 윌 로먼이 들려준 실제 손님 통화였어요. 지금까지 밴드홀츠가 밝힌 건 '하루면 만든다'까지이고, 응대 시간을 얼마나 되찾는지는 다음 숫자를 기다려야 합니다.
한국어 전화는 채널톡 무료+로 먼저 시험
국내 손님의 한국어 전화는 계산이 다릅니다. 그록 문서의 지원 언어에 한국어가 있지만, 실제 통화 품질은 직접 걸어 봐야 알 수 있어요.
#98에서 다룬 채널톡 보이스 알프는 요금표 기준으로 한국어 전화를 쓴 만큼 내면 분당 160원, 1년 계약이면 120원(부가세 별도)에 받습니다.
시험은 기본료 0원인 '무료+' 플랜부터 볼 만해요. 채널톡 정식 출시 공지에 보이스 알프는 무료+에서 월 최대 300분, 유료 플랜에선 한도 없이 쓴다고 나와 있거든요.
전화 기능은 플랜별 한도 문서 기준으로 비즈니스 인증을 마쳐야 열립니다.
300분에 통화료가 붙는지는 공지에 없으니, 시작 전에 이 한 가지는 채널톡에 물어보는 게 가장 빨라요.
밤에 걸려 오는 미국 전화, 받을 사람이 없을 때
미국 손님에게 자사몰로 파는 한국 셀러라면 돈을 결제창에 남기는 이 구조가 특히 잘 맞습니다. 미국 낮은 한국 밤이고, 영어 전화를 받을 사람도 마땅치 않으니까요.
전화봇만 따로 시험해 보려면 xAI 콘솔(console.x.ai)의 보이스 에이전트 빌더에서 시작합니다. 코드 없이 만드는 베타 도구이고, 별도 플랫폼 요금 없이 통화 분당 요금만 붙어요.
xAI는 계정마다 무료 전화번호를 하나 주는데, 어느 나라 번호인지는 공지에 나오지 않아 콘솔에서 먼저 확인해야 해요. 미국 번호가 아니라면, 이미 가진 번호를 SIP(인터넷 전화 연결 방식)로 연결할 수 있다고 공지에 나와 있습니다.
상담원을 통째로 대신할 봇을 찾기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이 상품 저한테 맞아요?" 같은 전화 한 종류는 지금 맡겨 봐도 됩니다. 틀려도 손님이 결제 전에 다시 볼 수 있는 일이니까요. 받을 사람이 없어서 못 받던 미국 손님 전화, 이번 겨울엔 꼭 한번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 봇 대본의 29달러 옆에 32달러를 적어 넣은 미나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