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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불가라고 적어뒀는데 7일이 다시 시작됐어요

한이룸 · 2026.09.15 · 읽는 시간 3

경기 화성의 한 문구점 계산대였어요. 온라인 주문이었다면 청약철회 버튼 하나로 끝났을 일이에요.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탁구채 두 개를 집었는데, 거기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어요. 결제가 끝나고 받아 든 영수증에는 '잡화' 개당 7만원이 찍혀 있었고요.

같은 모델이 다른 매장에선 2만~3만원대예요.

부모가 한 시간도 안 돼 환불을 요청했어요. 돌아온 답은 영수증에 인쇄된 한 줄이었어요. "스포츠용품 교환·반품 불가."

놀랍게도 그 문구점은 거절할 수 있었어요

오프라인 매장에는 일률적인 청약철회권이 없거든요. 소비자원 쪽 설명은 이랬어요. "오프라인 구매는 기본적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하자 여부를 확인했다고 본다."

그래서 "너무 비싸게 샀다"만으로는 환불을 강제하기 어려워요.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한 계약을 취소하는 건 민법 제5조로 따로 다투는 문제고, 판례도 사례마다 갈려요.

대신 이 가게는 다른 값을 치렀죠. 알파문구 본사가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절차에 들어갔거든요.

온라인에선 환불 불가 문구가 판정을 못 해요

이 소식을 보고 상세페이지 맨 아래에 같은 문구를 크게 박아둘까 싶었다면, 여기서부터는 정반대예요.

전자상거래법 제17조는 물건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게 해뒀어요. 제35조는 이 규정을 어기면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고요.

그러니까 '환불 불가'는 적어두든 말든 효력이 없습니다. 실제로 따지는 건 받은 날부터 7일이 지났는지, 그리고 상품 상태가 어떤지예요.

상태 쪽 칸은 제17조 2항에 따로 있어요. 손님 잘못으로 망가졌거나, 써서 가치가 확 떨어졌거나, 시간이 지나 다시 팔기 어려워진 경우죠.

내용을 확인하려고 포장을 뜯은 건 여기서 빠져요. 박스를 뜯었다는 이유로 반품을 거부하는 일이 아직도 분쟁 단골인 이유고요.

거절하면 7일이 처음부터 다시 돌아요

여기가 진짜 반전이에요. 제17조 1항에는 청약철회를 방해한 행위가 있으면 그 방해가 끝난 날부터 7일을 새로 센다고 적혀 있어요.

법률 해설에서는 '환불 불가'라고만 하고 안 받아준 것을 그 방해로 봐요. 문구를 믿고 버틸수록 시계가 뒤로 감기는 셈이죠.

돈도 붙어요. 환급은 3영업일 안에 해야 하고, 늦으면 지연된 기간만큼 연 15% 이자를 얹어야 해요.

실제 제재도 남아 있어요. 정당한 청약철회인데 3영업일 안에 환급하지 않은 한 사이버몰은 시정명령을 세 종류나 받았어요. 이행명령, 향후금지명령, 공표명령이요.

중도해지를 어렵게 안내한 OTT·음원·쇼핑몰 네 곳은 과태료 1,050만원을 물었죠.

진짜로 거절할 수 있는 칸은 따로 있어요

제17조 6항이 그 칸이에요. 반품이 어려운 상품이라면 포장이나 손님이 쉽게 보는 자리에 그 사실을 분명히 표시하거나, 시험 사용 상품을 주는 식으로 미리 알려야 해요.

이 조치를 안 해두면 2항의 제한 사유를 아예 못 써요. 거꾸로 해두면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고요.

주문제작은 한 칸이 더 필요해요. 시행령은 개별 생산 상품이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될 때, 사전에 별도로 고지하고 서면 동의를 받으라고 해요. 전자문서도 서면으로 쳐줘요.

여기서 상세페이지 하단의 작은 글씨는 '별도 고지'로 잘 인정받지 못해요. 주문 화면에서 따로 확인하고 누르는 체크박스 한 칸이 필요한 거죠.

상세페이지에 빨간 글씨로 '환불 불가'를 박아둔 가게는 7일을 못 막아요. 주문 화면에 체크박스 한 칸을 받아둔 가게는 막습니다.

오늘 내 상품 목록에서 그 한 칸이 필요한 게 뭔지, 딱 하나만 골라보면 좋겠어요!

— 계산대 옆에서 스케치북 들고 있던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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