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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판 돈인데 추석 정산이 3주 갈립니다

한이룸 · 2026.09.15 · 읽는 시간 3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9월 22일 화요일 오후, 택배 기사가 마지막 송장을 걷어갑니다. CJ대한통운이 이날로 일반 택배를 닫으면, 정산 시계도 같이 멈춥니다. 다음 날부터는 허브터미널이 섭니다.

같은 날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 1만여 곳에 1,300억 원을 보냅니다. 원래 10월 10일에 나갈 돈을 최대 18일 앞당긴 겁니다.

상생 뉴스로 읽히죠. 그런데 이 발표가 실제로 알려주는 건 무신사 사정이 아니라 추석 연휴 정산 달력입니다.

추석 연휴가 먹는 영업일 두 칸

예전에 택배 기사들이 이틀 쉬는 바람에 정산일이 닷새 밀린 적이 있었죠. 이번엔 쉬는 날이 나흘입니다.

추석 연휴는 9월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고, 27일 일요일까지 붙습니다. 대체공휴일은 없습니다.

달력으로는 나흘인데 정산에서 빠지는 건 목요일과 금요일 두 칸입니다. 정산 주기는 달력일이 아니라 영업일로 세니까요.

10월도 성한 달이 아닙니다. 개천절인 10월 3일이 토요일이라 5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고, 9일 금요일은 한글날입니다.

그래서 9월 2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스물닷새 동안 영업일은 딱 15일입니다. 연휴가 없는 달이면 15영업일은 19일이면 지나갑니다. 나머지 엿새가 어디로 갔냐면, 은행이 쉰 날로 갔습니다.

쿠팡 주정산은 주 마감일인 일요일을 기준으로 15영업일 뒤에 정산대상액의 70%가 들어옵니다. 9월 20일 일요일에 마감이 걸린 회차를 하나씩 세어보면 10월 15일 목요일입니다.

9월 셋째 주에 판 물건값이 10월 중순 돈이 되는 겁니다.

9월 22일과 23일 사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일반정산은 규칙이 훨씬 단순합니다. 구매확정 다음 영업일에 정산이 잡힙니다.

22일 화요일에 구매확정이 떨어지면 23일 수요일에 정산됩니다. 하루 늦은 23일에 확정되면 다음 영업일은 28일 월요일이고요.

하루 차이가 닷새가 됩니다.

그런데 구매확정 버튼은 내 손에 없습니다. 손님이 안 누르면 배송완료 8일 뒤에 자동으로 떨어지는데, 그 8일은 연휴에도 그냥 흘러갑니다. 대신 배송완료가 안 찍히죠.

택배 달력이 이미 좁거든요. CJ대한통운은 제주·도서와 반품 집화를 21일에, 일반 택배를 22일에 닫습니다. 롯데택배도 식품류와 제주는 21일, 일반 물량은 22일까지입니다.

지금 창고에 앉아 있는 재고가 며칠 안에 안 나가면, 그 주문의 배송완료는 9월이 아니라 10월에 찍힙니다.

거꾸로 이미 배송완료된 주문에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손님이 구매확정만 눌러주면 그날로 정산 시계가 돕니다.

판매자센터에서 배송완료 상태로 멈춰 있는 주문만 뽑아 알림톡이나 문자를 한 번 돌려보면 어떨까요. 22일까지 눌러준 건은 연휴 전에 들어옵니다.

채널마다 반대인 휴일 규칙

정산일이 휴일과 겹칠 때 채널마다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무신사와 29CM은 직전 영업일로 당겨서 줍니다. W컨셉은 같은 매월 10일 정산인데 다음 영업일로 미루고, 에이블리와 4910도 미루는 쪽입니다. 지그재그처럼 매일 정산이라 휴일을 아예 안 따지는 곳도 있고요.

규칙 한 줄이 방향만 반대인데, 10월엔 결과가 제법 벌어집니다. 10월 10일이 토요일이고 9일이 한글날이라 한쪽은 8일 목요일, 한쪽은 12일 월요일이 됩니다.

추석 전에 대금을 당겨 주겠다고 밝힌 곳도 무신사만은 아닙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협력사 약 1만 곳에 2,738억 원을 9월 21일에 냅니다. NS홈쇼핑은 1,040여 개사에 150억 원을 23일에 줍니다.

규모로 보면 신세계그룹이 1조 9,500억 원을 최대 12일, 롯데가 27개 계열사를 묶어 9,495억 원을 평균 8일 앞당깁니다.

이 명단에 이름이 없는 채널은 원래 달력대로 갑니다. 9월 20일까지 구매확정된 같은 매출이 한쪽에선 22일에 들어오고 다른 쪽에선 10월 15일에 들어옵니다. 스물사흘 차이입니다.

10월 통장을 지금 그리는 이유

9월 24일에는 통장 새로고침을 아무리 눌러도 은행이 쉽니다.

그러니 이번 연휴에 필요한 건 새로운 정산 서비스가 아니라 종이 한 장입니다. 파는 채널 이름을 세로로 적고, 옆에 연휴 전에 들어올 돈과 10월로 넘어갈 돈을 나눠 적으면 끝입니다.

사입 대금이나 카드 결제일이 9월 말에 몰려 있다면, 어느 돈이 제때 도착하는지부터 맞춰보면 됩니다. 순서를 알면 급하게 당겨 쓸 일도 줄어듭니다.

연휴 끝나고 통장 보면서 달력을 거꾸로 세는 것보다, 지금 스물닷새를 한 번 세어두는 쪽이 훨씬 편합니다!

— 이번 달 달력을 세 번 센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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