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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조사 거부가 매출 1%짜리가 되면 납품사 메일이 증거로 쓰인다

한이룸 · 2026.10.26 · 읽는 시간 3분

"솜방망이가 아니라 전체 매출의, 예를 들자면 1% 정도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KBS 방송에 나와 쿠팡의 조사 거부를 두고 한 말입니다. 조사를 거부하는 회사에 과태료 대신 매출에 비례한 과징금을 물리자는 제안이죠.

먼저 짚어 둘 게 있는데요, 이건 아직 법이 아니라 제안 단계입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지금 조사를 막아도 과태료만 매길 수 있어서, 과징금으로 바꾸려면 국회가 법을 고쳐야 하죠.

지난 #94 '쿠팡 과태료 최대 2억, 법원은 납품사 편' 이후 공정위는 쿠팡에 과태료 심사보고서를 보냈고, 지금 심의가 진행 중입니다. 쿠팡에 물건을 대는 납품사라면 이번 발언을 압박 뉴스로만 넘기기엔 아깝습니다. 버티는 값이 비싸지면 조사는 정말 열리고, 그때 쓰이는 건 납품사 손에 남은 문서거든요.

1억 원짜리 과태료와 매출 1% 과징금

지금 쿠팡이 받을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1억 원입니다. 법에 적힌 상한은 2억 원이죠. 다만 쿠팡은 반복 위반 사업자가 아니라서, 뉴시스 보도로는 이번 건 상한이 1억 원입니다.

매출 1%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연 매출 10조 원짜리 회사면 1,000억 원, 지금 상한의 1,000배죠. 쿠팡 매출은 10조 원보다 훨씬 큽니다.

버티는 값이 1억 원이면 회사 계산기는 버티는 쪽으로 기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8월 사전 통지가 없었다며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공정위는 사흘 만에 철수했어요.

방향은 국회에도 와 있습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조사방해 근절 3법'은 대규모유통업법에 조사 거부 과징금(매출의 최대 1%)을 넣었고, 거듭 불응하면 하루 평균 매출의 최대 5%를 매일 물리는 이행강제금도 담았습니다. 통과까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공정위가 1월 국무회의 보고 때부터 밀어 온 숫자이기도 하죠.

조사가 열리면 꺼내지는 서류

조사로 뭘 보려는지는 9월 서울고법 결정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재판부는 "납품업체가 거래 단절이나 불이익을 우려해 쿠팡의 법 위반 관련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죠.

그래서 확인 수단으로 꼽은 게 거래계약, 내부 전산자료, 임직원 진술입니다. 들여다보는 혐의는 가격 맞춤형 쿠폰(PMC) 할인비용을 납품사에 넘겼느냐는 거고요.

쿠팡 전산에는 쿠팡이 정리한 숫자가 남습니다. 그 옆에 놓고 맞춰 볼 나머지 기록은 납품사 쪽에 있죠. 예를 들어 MD가 전화로 "쿠폰은 반반 가시죠" 하고 끝냈다면, 맞춰 볼 게 없습니다.

거래 끊길까 봐 걱정되는 마음은 법도 알고 있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8조는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거나 서면실태조사에 자료를 냈다는 이유로 납품 기회를 줄이거나 조건을 나쁘게 바꾸는 걸 막아 둡니다. 어기면 손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이 생기는 조항이기도 하고요.

11월 판촉 제안은 메일로

블프와 연말 행사 제안이 몰리는 게 11월입니다. 판촉비 분담은 원래 행사 전에 서면 약정을 받아야 하는 돈이고, 약정에 들어갈 항목은 #94에서 짚었죠. 이번에 달라진 건 그 서류를 실제로 꺼낼 날이 가까워졌다는 점입니다.

제안이 전화나 메신저로 오면, 통화가 끝난 뒤 메일 한 통이면 됩니다. "오늘 말씀하신 쿠폰 분담 조건 정리해서 보내드립니다. 행사명, 기간, 분담 비율이 맞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답장이 오면 그게 날짜 찍힌 서류가 되는 거죠.

MD 목소리는 녹음 버튼을 눌러야 남지만, 메일은 알아서 보관함에 쌓입니다.

참고로 이 법은 로켓배송처럼 쿠팡이 물건을 사 가는 직매입·특약매입 거래에 걸립니다. 윙에서 직접 파는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는 대상이 아닌데요, 쿠폰 분담 조건을 글로 받아 두는 습관은 어느 채널에서 팔든 그대로 쓸모가 있습니다.

1%가 언제 법이 될지는 국회가 정합니다. 하지만 그날 꺼낼 서류는 지금 내 메일함에서 만들어지죠. 조사가 열려도 할 말이 남는 쪽은 날짜와 금액이 찍힌 제안을 가진 납품사입니다. 11월 첫 판촉 전화부터 "메일로 한 번 정리해 주시겠어요?"라고 답해 보세요!

— 김윤아 · 통화 끝나면 요약 메일부터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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