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만 있으면 쿠팡 숏츠에도 올릴 텐데."
쿠팡이 이 혼잣말을 아예 안내문에 적어 넣었습니다. 새로 나온 쿠팡 숏츠 올인원 패키지 안내문을 보면, 추천 대상 맨 윗줄이 "영상이 없어서 숏츠를 못 올리고 계신 분"이거든요.
조건은 단순합니다. 영상 한 편 제작비 50만 원(부가세 별도)을 먼저 내고, 그 영상을 보고 산 주문에는 매출의 5%를 더 냅니다.
제작비는 성과와 상관없이 환불되지 않습니다. 증명사진값이랑 비슷하죠. 잘 나오든 못 나오든 찍은 값은 냅니다.
그래서 겁부터 나는데요. 숫자를 놓고 보면, 본전은 얼마나 팔리느냐보다 어디에 거느냐에서 갈립니다.
쿠팡 숏츠 광고 50만 원이면 기획부터 섭외까지 쿠팡이 맡습니다
쿠팡이 입점 판매자에게 보낸 안내문 기준으로, 50만 원이면 15~20초짜리 세로 영상이 한 편 나옵니다. 기획, 연출, 출연자 섭외, 음성, 자막 편집까지 다 들어 있죠.
모델 풀샷이나 얼굴이 나오는 촬영을 원하면 값이 올라갑니다. 뉴스퀘스트 취재로는 부가세 포함 기본 55만 원, 모델 촬영은 77만 원입니다.
완성된 영상은 상품 상세페이지, 검색, 추천 영역에 자동으로 붙습니다. 숏츠 탭의 '핫템쇼핑' 자리에는 2주 동안 고정으로 걸리고, 쿠팡 라이브 유튜브에도 같이 올라가요.
노출과 클릭에는 돈이 안 붙습니다. 클릭마다 광고비가 녹는 걸 지켜본 입장이면, 이 한 줄이 제일 반갑죠.
거실에 스마트폰 세워 놓고 15초짜리를 찍어 본 셀러는 압니다. 15초 건지는 데 반나절이 가고, 남는 건 손 떨린 영상 열두 개뿐이더라고요.
5%는 영상과 엮인 상품이 팔렸을 때만 붙습니다
성과 수수료 5%는 손님이 숏츠를 본 뒤 24시간 안에 그 영상과 연관된 상품을 샀을 때만 붙습니다. 같은 손님이 다른 상품을 사면 붙지 않습니다.
다만 기존 판매 수수료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얹히는데요. 쿠팡 판매 수수료가 카테고리별 4~10.9%라서, 숏츠를 거친 주문은 합쳐 9~15.9%가 됩니다.
여기서 하나 짚을 게 있습니다. 영상은 상세페이지에도 붙죠. 원래 사려고 들어온 손님도 영상을 보고 24시간 안에 사면 5%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이미 하루 수십 개씩 나가는 1등 상품에 걸면, 원래 내 주문에까지 5%를 나눠 줄 수 있습니다. 계산이 제일 깔끔한 건 마진은 두꺼운데 아직 덜 알려진 상품입니다.
2만 5천 원짜리 건조대는 80개를 더 팔면 본전입니다
안내문에는 "숏츠 등록 4주 후 매출 113% 증가"라는 숫자가 크게 적혀 있는데요. 바로 아래 작은 글씨로 2025년 쿠팡 라이브 데이터 기준이고 광고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붙어 있습니다. 그러니 본전은 내 숫자로 세는 게 맞습니다.
예를 들어 2만 5천 원짜리 접이식 빨래 건조대가 있다고 해보죠. 원가, 배송비, 판매 수수료를 다 빼고 한 개에 7,500원이 남는 상품입니다.
숏츠를 보고 산 주문이면 5%인 1,250원이 더 빠지는데요. 한 개에 6,250원이 남으니, 50만 원을 채우려면 숏츠 덕에 새로 생긴 주문이 80개 필요합니다.
핫템쇼핑 고정 2주로 나누면 하루 6개 남짓입니다. 펼치는 장면 하나로 "우리 베란다에도 들어가겠네"를 보여 주는 상품이면 해볼 만한 숫자죠.
같은 계산을 9,900원짜리 양말 세트에 넣어 보면 그림이 확 달라집니다. 한 개에 1,500원 남던 상품에서 5%인 495원이 빠지면 1,005원이 남죠.
50만 원을 채우려면 500개 가까이, 2주 기준 하루 36개쯤을 더 팔아야 합니다. 양말이 못나서가 아닙니다. 5%가 한 개에 남는 돈의 3분의 1을 가져가니까요.
참고로 부가세 5만 원은 일반과세자라면 부가세 신고 때 매입세액으로 빼는 돈이라, 위 계산은 50만 원으로 했습니다.
원본 영상은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일합니다
이 패키지에서 눈에 덜 띄는 게 원본 영상인데요. 쿠팡은 완성본 원본을 넘겨주고, 쿠팡 밖에서 2차로 써도 된다고 안내합니다.
같은 영상을 스마트스토어 숏클립이나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리면, 거기서 난 주문엔 쿠팡 5%가 붙지 않습니다. 50만 원을 쿠팡 한 곳에서만 갚을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럼 어떤 상품에 걸면 될까요. 사진 열 장보다 15초 움직임이 빨리 설명하는 상품입니다. 접었다 펴는 건조대, 거품이 올라오는 클렌저, 한 손으로 들리는 캐리어 같은 것들이요.
거기에 한 개에 5천 원 넘게 남고, 2주 동안 하루 몇 개씩 더 내보낼 재고가 있으면 됩니다. 처음 예고될 때는 쿠팡 광고를 집행해 본 셀러가 대상으로 소개됐으니, 내 계정이 해당되는지는 받은 안내문에서 먼저 확인해 보세요.
환불 안 되는 제작비라는 말에 움츠러들 필요는 없습니다. 노출과 클릭은 무료고 5%는 팔린 주문에만 붙으니, 실제로 위험한 돈은 50만 원 하나뿐이죠. 그 돈은 가만둬도 팔리는 1등 상품 말고, 한 개에 남는 게 넉넉한데 아직 손님이 잘 모르는 상품 하나에 걸면 됩니다.
영상이 없어 숏츠 탭을 구경만 했다면, 오늘 상품 목록에서 한 개에 5천 원 넘게 남는 상품부터 골라 보세요!
— 김윤아 · 촬영 견적서를 받으면 마진표부터 옆에 펴 놓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