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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올린 2만 6,900원, 상자 나간 뒤엔 못 고쳐요

한이룸 · 2026.10.10 · 읽는 시간 3분

쇼핑몰 가격 실수로 팔린 블렌더가 배송 뒤에 택배사 손으로 다시 회수됐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구매자는 반품이 어렵다고 전한 뒤였다고 말해요.

뉴스피릿 보도에 나오는 손님·판매업체·쇼핑몰 세 자리에 가상의 캐릭터를 세워 그려 봤어요.

"17만 원짜리 블렌더가 2만 6,900원이라고?"

노랑 후드 씨 눈이 동그래졌어요. 테팔 익스트림포스 초고속 블렌더는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17만~20만 원쯤에 팔리는 물건이거든요.

그 블렌더가 9월 중순 열흘 남짓한 기간에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2만 6,900원에 팔렸어요. 제보 기준으로 구매자는 스무 명 이상으로 추정된대요.

결제가 끝났고, 상자는 평소처럼 출발했죠.

"가격 실수였어요, 포장해서 문 앞에 내놔 주세요"

상품이 배송된 뒤, 입점 판매업체가 구매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냈어요. 담당 직원의 실수로 상품 가격이 잘못 입력됐다는 내용이었죠.

부탁은 이랬어요. 상품을 포장해 문 앞에 두면 택배사가 회수하고, 돈은 전액 환불하겠다고요. 이미 뜯었거나 써 본 블렌더도 반품 대상에 넣었죠.

보통은 박스를 뜯었다고 반품을 안 받아 주는 실랑이가 벌어지는데, 이번엔 뜯은 것까지 돌려달라는 쪽이 판매자였네요.

"반품 어렵다고 했는데, 상자가 없어졌어요"

한 구매자는 두 개를 주문해 한 개를 받았대요. 지인에게 주기로 한 물건이라 반품이 어렵다는 뜻도 전했고요.

그런데 택배 도착 안내를 받은 뒤 상품이 다시 회수된 걸 뒤늦게 알았다는 거예요. 뉴스피릿은 회수 지시가 언제 내려갔는지, 택배사 절차가 어땠는지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었어요.

쇼핑몰은 입점업체의 입력 실수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몇 개가 팔렸고 얼마가 환불됐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죠.

"저 가게는 이틀 만에 취소 문자로 끝났대요"

비슷한 가격 실수가 문자 한 통으로 마무리된 적이 있어요. 한 손님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야상 점퍼를 5,000원에 샀는데요. 업체는 이틀 뒤 "가격기재 오류로 구매취소한다"는 문자를 보내고 환불했어요.

한국소비자원은 5,000원이 통상 가격의 10% 이하인 점을 들어 판매자의 착오 주장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어요.

물건을 보내기 전이라면 길이 법에 적혀 있거든요. 전자상거래법 15조 2항은 공급하기 어렵다는 걸 알았을 때 사유를 알리고 3영업일 안에 환급하라고 해요.

상자가 떠난 뒤에는 물음이 하나 더 붙어요. 회수에 손님이 동의했느냐예요. 뉴스피릿은 민법상 착오로 취소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고 쓰고, 이렇게 맺었어요. "판매업체의 가격 입력 실수가 소비자의 반품 동의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블렌더는 뭐든 갈아 주지만, 떠난 상자의 가격표만큼은 못 갈아 끼우는 거죠.

"84% 내리신다고요? 한 번에는 안 돼요"

실수를 상자보다 먼저, 저장 버튼 앞에서 붙잡아 주는 장치도 있어요. 주황 앞치마 셀러가 찾아봤더니 이미 켜져 있는 곳이 있었죠.

쿠팡 오픈API는 상품 관리 프로그램이 쿠팡에 가격을 보내는 통로인데요. 문서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입력 실수 방지를 위해 기존 가격 대비 변경할 수 있는 가격 비율 제한함."

기본값은 한 번에 최대 50% 인하, 최대 100% 인상까지예요. 17만 원을 2만 6,900원으로 고치면 84% 넘게 내리는 값이라 "판매가 변경이 불가능합니다"라는 오류가 돌아와요. 제한 없이 바꾸려면 판매자 쪽에서 설정값(forceSalePriceUpdate=true)을 따로 붙여야 하죠.

이번 사건의 쇼핑몰은 이름이 보도되지 않았고, 쿠팡 윙 화면에서 손으로 고칠 때도 같은 제한이 걸리는지는 그 문서에 없었어요.

오늘 가격표를 고칠 분께.

저장 버튼을 누르기 전이라면 가격은 몇 번이든 고칠 수 있잖아요. 쿠팡에 상품 관리 프로그램을 연동해 쓰신다면, 그 프로그램이 50% 인하 제한을 풀어 둔 채 가격을 보내고 있진 않은지 프로그램 고객센터에 한 번 물어봐 주세요!

— 저장 버튼 앞에서 0을 손가락으로 센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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