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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운 '개인정보 책임자', 작은 가게는 대표예요

한이룸 · 2026.10.11 · 읽는 시간 2분

3,252일.

쿠팡 개인정보처리방침에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지정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걸려 있던 날수예요. 2017년 3월부터니까 8년 10개월이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를 정해 뒀다는 이 문장이 2026년 2월 6일 개정판에서 빠졌어요. 국회 과방위 이훈기 의원이 옛 판과 새 판을 대조해 찾아냈죠.

9번 항목 제목에서 '책임자' 세 글자가 빠졌어요

저도 쿠팡 처리방침 옛 판과 새 판을 나란히 띄워 봤어요.

옛 제목은 '개인정보보호책임자와 민원처리 부서', 새 제목은 '개인정보보호 및 민원처리 부서'예요. '책임자' 세 글자가 나가고 '및' 한 글자가 들어왔네요.

아래 문장도 같이 바뀌었어요.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지고 …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지정하고 있습니다"가 "개인정보보호 및 민원처리 부서를 지정하고 있습니다"가 됐죠.

쿠팡이 대규모 유출을 알린 날이 2025년 11월 29일이에요. 그 뒤에 나온 첫 개정판이 바로 이 판이고요.

법을 어긴 건 아니에요. 개인정보 보호법은 처리방침에 책임자 이름, 또는 담당 부서 이름과 연락처 가운데 하나를 적게 하거든요.

책임자 자리가 사라진 것도 아니에요. 다른 항목엔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라는 말이 지금도 남아 있어요. 왜 바꿨는지는 SBS Biz가 물었지만, 보도가 나갈 때까지 쿠팡의 답은 없었대요.

열흘짜리 자체 조사에 책임자는 없었어요

문장 하나가 국정감사 자료에까지 오른 데는 앞 사정이 있는데요.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2025년 12월 9일부터 18일까지 자체 조사를 하면서 책임자를 의사결정에서 빼고 정보도 나누지 않았다고 판단했어요. 책임자의 "독립적 직무수행 권한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했다"고 봤죠.

이름표는 달았는데 학급 회의엔 못 들어간 반장 같은 거예요. 그래서 시정명령에도 책임자가 실제로 역할을 하게 하라는 내용이 들어갔어요.

쿠팡은 이 처분을 법적 절차로 다투겠다는 입장이에요.

주황 앞치마 언니네 쇼핑몰 맨 아래에도 같은 줄이 있었어요

여기부터는 지어낸 장면이에요. 주인공은 자사몰 3년 차, 주황 앞치마 언니.

뉴스를 읽던 언니가 자기 쇼핑몰을 맨 아래까지 내려 봤어요. 상호, 사업자등록번호,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김민수'.

민수 씨는 오픈하던 해에 석 달 일하고 그만둔 알바생이에요. 쇼핑몰 여는 날 누가 적어 넣고는 3년 동안 아무도 안 내려와 본 거죠.

카페24라면 이 줄은 관리자 화면 [쇼핑몰 설정 > 기본 설정 > 쇼핑몰 정보 > 내 쇼핑몰 정보]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안내 설정'에서 나와요. 거기 적은 내용이 쇼핑몰 맨 아래에 그대로 보이는 거예요.

안 정해 둔 가게는 대표가 개인정보 보호책임자래요

언니 손이 수정 버튼 앞에서 멈췄어요. '근데 누구 이름을 적지? 직원은 나 하난데.'

답은 법에 이미 있었죠. 개인정보를 다루는 사업자는 보호책임자를 정해야 하지만, 소상공인은 따로 안 정해도 돼요. 그럴 땐 사업주나 대표자가 책임자가 되거든요.

국정감사 자료에 오른 그 한 줄이, 작은 가게에선 대표 이름 석 자면 채워져요.

언니는 민수 씨 이름을 지우고 자기 이름을 적었어요. 저장을 누르면서 한마디 했죠.

"어차피 고객 전화는 3년 내내 내가 받았는데."

— 민수 씨 근황이 괜히 궁금해진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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