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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없는 가게엔 카톡 AI가 주문하러 직접 온대요

한이룸 · 2026.10.13 · 읽는 시간 4분

"파트너가 개발 리소스를 투입하고 기존 수익 구조를 고려하면서 실제 트래픽과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시간과 설득이 필요했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가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 무대에서 한 말이에요. 카톡 AI 주문을 시연한 자리였는데, 자랑보다 고백이 먼저 나온 셈이죠.

주문을 맡게 될 건 이날 공개된 '카나나 스페이스'입니다. 카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면 라이언이 나와서 말이나 글로 부탁을 받는 AI 비서예요. 지난 #92에서 다뤘던 '카카오툴즈 외부 파트너 10곳' 이후 나온 후속 소식이기도 해요.

그때 남은 궁금증은 둘이었습니다. 초대받은 큰 회사 말고도 들어갈 수 있는지, 손님이 카톡을 떠나지 않고 결제까지 가는지요. 이번 무대에서 앞의 것은 방향이, 뒤의 것은 시연이 나왔어요.

10곳에서 멈춘 이유를 카카오가 먼저 꺼냈어요

지금까지 카톡 AI에 가게를 붙이려면 서버끼리 직접 이어야 했어요. MCP나 A2A 같은 연결 규격을 쓰는 방식입니다. 둘이 말이 통하도록 약속을 짜 두는 일인데, 그 약속을 짜는 게 전부 개발이죠.

개발만 드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지난여름 첫 연동 상대로 쿠팡이츠를 알리던 실적 발표에서, 정 대표는 AI가 바깥 서비스의 주문과 결제에 끼어드는 방식을 두고 "글로벌에서도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영역"이라고 했어요. 디지털데일리는 두 회사가 역할과 책임, 사업 모델, 운영 기준까지 맞춰 가야 한다고 전했고요.

큰 배달앱 하나를 붙이는 데도 그만큼 손이 갔다는 얘기예요. 개발자도 법무 담당도 없는 가게가 낄 자리는 아니었던 거죠. 저만 해도 A2A를 처음 봤을 땐 건전지 규격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무대의 다음 문장이 반가웠어요. 정 대표는 "연결 방식을 다양화하고 파트너가 더 쉽게 참여해 사업적 가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말했습니다.

개발 없이 붙는 가게에선 카톡 AI가 주문 페이지를 직접 밟아요

새로 더해지는 길의 이름은 '클라우드 브라우저'예요. 카카오 쪽 서버에 따로 띄운 인터넷 창에서 AI가 손님 대신 가게 사이트에 들어가 주문을 넣는 방식입니다. 뉴스핌은 이 방식이면 파트너가 별도 개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어요.

정 대표 설명은 이랬습니다. "이용자는 익숙한 대화 안에서 일을 맡기고 서비스 제공자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연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개발할 여력이 있으면 직접 잇고, 없으면 AI가 창을 열고 찾아오게 두는 두 갈래인 거죠.

두 번째 길에서 AI가 일하는 자리는 가게 주문 페이지예요. 사람 손님이 누르던 옵션, 수량, 주문 버튼을 AI가 대신 누르는 그림이죠. 준비물이 개발 견적서에서 주문 페이지로 바뀌는 거예요.

AI가 그 페이지에서 뭘 읽어 가는지는 무대 시연에 힌트가 있었습니다. 정 대표가 "지난번에 주문했던 거 주문해줘"라고 하자, AI는 12병 세트 2팩을 고르고, 카카오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의 생수가 병당 560원에 배송비 없이 총 1만 3,440원이라고 알려줬어요. 그러고는 물었죠. "이걸로 주문할까요?"

대화 한마디가 장바구니로 이어지는 그림은 지난봄 단톡방의 "우유 떨어졌어" 한마디가 장보기 목록에 담기는 사례로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엔 카카오가 결제 직전까지 직접 보여준 겁니다.

묶음 수, 낱개 값, 배송비, 합계. AI가 손님에게 되읽어 준 건 이 네 가지였어요. 주문 페이지에 이 숫자들이 글자로 또렷이 적혀 있을수록 AI가 옮겨 말하기 쉽겠죠.

재고 표시도 걸려 있습니다. 카카오는 AI가 품절 상품을 마음대로 다른 상품으로 바꾸려 하면 주문 전에 멈춰 손님 확인을 받게 한다고 설명했어요. 품절을 제때 걸어 둔 가게일수록 엉뚱한 주문을 받을 일이 줄어듭니다.

다만 어떤 가게까지 이 길로 받는지, 신청은 어디서 하는지는 발표에 없었어요. 라이언이 '회원가입 후 이용해 주세요' 앞에서 머리를 긁적이는 장면은 아직 제 상상 속에만 있습니다.

손님의 결제 승인은 카톡 대화 안에서 끝나요

#92 때 신세계면세점 툴은 상품 카드를 누르면 면세점 상세페이지로 넘어가 결제하는 구조였어요. 추천은 카톡에서 받고 결제는 바깥에서 했던 거죠.

이번 시연에선 손님이 카톡을 떠나지 않습니다. 지난 주문을 찾고 쓸 수 있는 쿠폰을 적용하는 데까지는 AI가 하고, 손님은 마지막 질문에 답만 해요. 카카오 디자인을 총괄하는 김대년 리더는 "메시지 전송이나 결제처럼 중요한 행동은 사용자가 직접 확인하고 최종 승인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게 입장에선 손님이 상세페이지를 둘러보는 시간이 통째로 빠지는 거예요. 손님 눈에 닿는 건 AI가 읽어 주는 한두 문장이고, 주문은 그 뒤에서 처리됩니다. 로그인 같은 인증 정보는 격리된 환경에서 보호하고, 손님이 허용한 정보 중 주문에 필요한 것만 쓴다는 게 카카오 구상이죠.

발표에 빠진 것도 있어요. 어떤 결제 수단이 붙는지, 가게가 내는 수수료가 있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카카오가 AI 수익화를 본격화하겠다고 잡은 시점은 2027년이에요.

일정은 넉넉합니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지금 사전 신청을 받고, 12월부터 신청자 일부만 비공개로 써 봐요. 공식 안내 페이지에서 선물 결제와 송금, 생수 최저가 찾기는 아직 'Coming Soon' 목록에 있고, 바깥에서 만든 에이전트를 카톡에 잇는 공간은 내년 상반기에 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다음 안내에서 찾아볼 건 브라우저 방식으로 받는 가게의 범위와 신청 창구예요. 개발 견적서 없이 손들 수 있는 가게가 어디까지인지는 그 두 줄이 나와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 전에 할 수 있는 준비는 돈이 들지 않아요. 로그아웃한 폰으로 가게에서 제일 잘 나가는 상품을 주문 직전까지 한 번 가 보는 겁니다. 묶음 수, 낱개 값, 배송비, 합계가 글자로 보인다면 라이언도 길을 잃지 않을 거예요!

— 주문 버튼까지 몇 번 누르는지 세어 본 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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