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에서 장난감을 들여와 자기 쇼핑몰에서 파는 미국 셀러가 레딧 이커머스 게시판에 질문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CPC(어린이제품 인증서)는 공장이 보내 준 시험성적서 한 장이면 끝이었는데, 이제 뭘 더 해야 하냐는 질문이었죠.
글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습니다. "다들 지금은 경고만 보낸다고 하던데, 이게 얼마나 진짜인지 모르겠어요."
원문을 열어 보니 답은 둘 다였습니다. 규칙도 진짜로 시행됐고, 경고만 보내는 단계라는 말도 사실이에요.
국제우편에 남아 있던 마지막 빈자리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7월 8일부터 규제 대상 상품이 수입될 때 인증서 데이터를 전자로 함께 내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eFiling(인증서 전자 제출)입니다.
다만 국제우편은 빠져 있었어요. CPSC 지침은 그 이유를 짧게 적습니다. 미국 세관(CBP)이 국제우편으로 들어오는 물건은 신고 데이터를 아예 받지 않아서, 인증서를 실어 보낼 길이 없었다는 거죠.
그 길이 생겼습니다. 세관이 우편물 전용 전자 신고(Entry Type 13)를 만들었고, CPSC는 10월 22일부터 우편으로 들어오는 규제 상품에도 인증서 전자 제출을 요구합니다.
금액 문턱도 없습니다. CPSC FAQ에는 소액 면세(de minimis) 물품에도 eFiling 예외가 없다고 적혀 있어요. 인형 하나 든 작은 소포도 같은 줄에 섭니다.
한국 셀러에게도 먼 얘기가 아닙니다. 국가데이터처 집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역직구(온라인 해외직접판매) 가운데 미국 판매액이 1년 전보다 56.8% 늘었습니다. EMS나 K-Packet으로 미국 손님에게 장난감이나 아기옷을 직접 부치는 가게라면 바로 이 규칙이 적용돼요.
'경고만 보낸다'는 말의 정확한 범위
레딧 셀러가 들은 말은 맞습니다. CPSC FAQ에는 처음에는(initially) 데이터가 빠져도 ACE(미국 세관 전자 시스템)가 거절 메시지 대신 경고 메시지만 보낸다고 쓰여 있어요. 데이터 누락만을 이유로 입국을 막아 달라고 세관에 요청할 계획도 지금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답변에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인증서 요건 단속은 계속하고, 규정에 안 맞는 상품은 압수를 요청한다는 문장이죠. 서류가 빠진 건 경고로 넘어가도, 문제가 있는 상품까지 넘어가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FAQ에서 가장 반가운 문장은 그다음에 나옵니다. CPSC는 제출된 인증서 데이터를 보고 수입 건마다 위험 점수를 조정하겠다고 했어요. 규정을 지킨 상품은 "보류와 검사가 줄어들 것"이라고요.
경고만 오는 지금 데이터를 먼저 넣은 셀러가, 덜 붙잡히는 쪽에 먼저 선다는 얘기입니다.
한 가지 오해도 짚고 갑니다. CPSC가 제출을 면제하는 건 외국에 사는 소비자가 미국 소비자에게 보내는 진짜 선물뿐이에요. 송장에 'gift'라고 적어도, 돈 받고 판 장난감은 판매 상품입니다.
내 상품이 대상인지 가르는 질문 하나
출발점은 "12세 이하 어린이를 주로 겨냥해 만든 물건인가"입니다. 그렇다면 CPSC가 인정한 제3자 시험소의 시험을 거친 CPC가 필요합니다. 장난감, 아기옷과 잠옷, 아기침대와 유모차 같은 품목이 여기에 들어가요.
어른용이라도 안전 규칙이 걸린 품목은 일반 적합성 인증서(GCC)를 냅니다. 헷갈리면 CPSC의 레귤러토리 로봇(Regulatory Robot)을 상품마다 한 번씩 돌려 보면 됩니다.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내 상품에 걸리는 요건을 짚어 주는 CPSC 공식 도구죠.
제출할 내용도 낯설지 않습니다. 무슨 상품인지, 누가 인증했는지, 어떤 안전 규칙을 통과했는지, 언제 어디서 만들고 시험했는지, 시험 기록은 누가 갖고 있는지. 원래 CPC 한 장에 적던 항목들이에요.
그래서 아마존에 장난감을 올리면서 CPC와 시험성적서를 이미 내 본 셀러라면, 새로 만들 서류는 거의 없습니다. 종이에 적힌 내용을 세관 시스템이 읽는 데이터로 옮겨 적는 일에 가깝습니다.
옮기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관세사가 소포마다 데이터를 통째로 보내거나, CPSC 제품 등록부(Product Registry)에 미리 올려 두고 인증자·상품·버전 ID 세 개만 넘기는 방식이에요.
우체국이든 특송이든, 미국에서 소포를 신고하는 건 관세사이고 데이터는 보내는 사람이 넘겨야 합니다. 한국 배송대행사 딜리버드코리아는 고객용 등록부 안내를 이미 올려 뒀는데, 등록은 본인 계정에서 직접 해야 하고 대행사가 대신 해 줄 수 없다고 적었어요. 우정사업본부의 별도 안내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연말 소포 전에 남은 시간
거리를 재 보면 이렇습니다. 규칙은 이미 시행됐고, 거절 대신 경고만 오는 기간이 열려 있습니다. 그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는 CPSC 문서 어디에도 날짜가 없어요.
시험성적서를 가진 셀러가 이번에 손에 쥐는 건 FAQ 속 약속 하나예요. 제출된 데이터는 위험 점수에 반영되고, 규정을 지킨 상품은 "보류와 검사가 줄어들 것"이라는 문장이죠.
성적서가 아직 없는 상품이라면, 거절 없이 경고만 오는 지금이 시험을 맡기기에 가장 여유 있는 때입니다.
포장 테이프를 꺼내기 전에, 상품마다 레귤러토리 로봇을 한 번씩 돌려 보세요.
— 'initially' 한 단어를 세 번 다시 읽은 미나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