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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문고리 사기에 쓰인 두 문장, 정직한 판매글에도 있다

한이룸 · 2026.10.24 · 읽는 시간 2분

돈은 한 푼도 안 나갔어요. 당근 직거래를 하러 아파트까지 찾아간 손님이 현관 앞에서 거래를 멈췄거든요.

"요즘 유행한다는 중고 거래 사기 수법"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라온 사연이었습니다. 이데일리와 뉴스1이 연달아 '당근 문고리 거래' 사기 주의보로 다룰 만큼 퍼졌죠.

손님이 도착하자 판매자가 갑자기 바빠졌어요

약속한 아파트에 도착하니 메시지가 왔는데요. "급한 일이 생겨서 물건은 현관문에 걸어뒀어요."

다음 줄은 이랬습니다. "돈 먼저 보내주시면 공동현관 비밀번호 알려드릴게요."

손님이 "물건 보고 보낼게요" 하자 "미개봉이고 영수증도 넣어뒀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대요. 손님은 거기서 발길을 돌렸죠. 실제 사기 시도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기사는 덧붙였습니다.

핑계는 매번 바뀌는데 순서는 늘 같았어요

지난 7월엔 40만 원쯤 하는 물건을 사려고 1시간을 운전해 간 손님이 있었어요. 그때 핑계는 "아이가 자고 있어서"였죠. 동·호수는 돈을 보내야 알려준다고 했고요.

작년 인천에선 진짜 피해가 났습니다. 아이폰16 프로맥스를 사려던 20대가 165만 원을 보내자, "사업자 계좌라 확인이 필요하다"며 같은 금액을 또 보내라고 했대요. 그렇게 세 번, 495만 원이 나갔어요.

피해자가 만든 단톡방엔 64명이 모였는데, 자체 집계한 피해액은 1,700만 원이었습니다. 그 계정도 돈을 받고 빌려준 남의 계정이었고요.

비슷한 다른 사건에선 쇼핑백이 걸린 문고리 사진마저 남의 집 앞에서 찍은 거였대요. 진짜 집주인은 자기 집 문고리가 사기 사건 증거 사진에 출연한 줄도 몰랐겠죠.

급한 일, 자는 아이, 사업자 계좌. 핑계는 돌려막기였는데 '입금 먼저'만은 한 번도 안 바뀌더라고요.

같은 두 줄을 정직한 판매자가 쓰면요

여기부터는 가상의 장면이에요. 창고에 남은 텀블러 재고 40개를 당근에 내놓은 보리 씨가 있어요.

퇴근이 늦으니 판매글에 이렇게 적었죠. "문고리 거래 가능, 입금 먼저 부탁드려요."

보리 씨한텐 제일 편한 방법이었는데요. 위 사연을 읽은 손님 눈엔 이 두 줄이 사기 대본 첫 장과 똑같이 보입니다. 텀블러는 진짜 문고리에 걸려 있는데도요.

돈이 물건보다 늦게 가는 버튼이 있어요

당근에는 이 순서를 거꾸로 돌리는 기능이 있습니다. 당근페이 '안심결제'예요.

손님이 채팅방 위 '당근페이' 버튼에서 안심결제를 요청하고 판매자가 수락하면, 돈은 먼저 당근에 맡겨져요. 손님이 물건을 받아 확인하고 '구매확정'을 눌러야 판매자에게 대금이 갑니다. 두 사람 모두 당근페이에 가입돼 있어야 하고요.

그래서 보리 씨는 판매글 마지막 줄을 이렇게 고쳤습니다. "문고리 거래 OK, 돈은 텀블러 보고 나서 안심결제로."

사기꾼 대본에는 끝까지 안 나오는 대사가 하나 있거든요. "물건 먼저 보세요."

— 우리 집 문고리엔 우산만 걸려 있는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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