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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전통시장 수수료는 0%였는데 상인 정산에선 15%가 빠졌다

한이룸 · 2026.10.23 · 읽는 시간 3분

전통시장 상인 430여 곳이 배민의 '중개수수료 0%'를 보고 들어간 장보기 서비스에서, 15% 안팎이 따로 빠져나갔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수수료 0% 홍보와 상인 손에 남은 돈이 달랐다는 얘기죠.

배민의 답은 짧습니다. 입점 상인에게 중개이용료와 배달비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두 말은 동시에 맞을 수 있습니다. 0%가 정산서의 어느 줄 얘기였는지만 보면 풀리거든요.

"중개이용료와 배달비를 부과하지 않았다"

전통시장 장보기는 여러 가게 물건을 한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에 받는 서비스였습니다. 처음엔 시장 두 곳, 45개 점포로 시작했는데요. 의원실 자료 기준으로 20개 상인회, 430여 점포까지 늘었습니다.

손님이 정육점 불고기와 반찬가게 나물을 같이 담으면, 누군가는 두 가게를 돌며 물건을 모으고 싸야 합니다. 그 일을 맡은 곳이 배민의 위탁 대행사 프레시멘토였습니다.

의원실 자료가 가리킨 15%대는 이 대행사가 상인에게서 받은 돈입니다. 배민 설명대로라면 중개이용료 줄은 정말 0이었고, 그 옆에 대행사 줄이 하나 더 있었던 거죠.

배민은 이 돈을 물류·포장·운영 대행 실비 성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품 사진, 상세페이지, 개별 포장, 주문 픽업까지 대행사가 했다는 겁니다.

'주차 무료'라고 써 붙인 식당에서 발레비를 따로 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주차장은 공짜가 맞는데, 차를 대 준 사람 손은 공짜가 아니었던 셈이죠.

"수수료 0%면 15%는 누가 가져간 거예요?"

숫자로 놓아 보겠습니다. 2만 원짜리 주문에서 15%가 빠지면 3,000원, 상인 정산은 1만 7천 원입니다. 0%만 보고 2만 원을 기대했다면 한 건마다 3,000원씩 어긋나는 셈입니다.

의원실은 이 15%를 일반 배달 음식점 수수료 2~7%와 나란히 놓고 몇 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둘은 같은 줄이 아닙니다. 하나는 앱에 가게를 걸어 주는 값이고, 다른 하나는 물건을 모으고 싸 주는 사람 손의 값이니까요.

그러니 15%가 비싼지는 그 일을 내가 직접 했을 때 드는 시간과 대 봐야 답이 나옵니다. 셀러 입장에서 아픈 건 숫자 자체보다, 그 줄이 '0%' 문구 뒤에 가려져 있었다는 점이고요.

게다가 이런 비용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내 정산금에서 빠지거나, 손님 가격표에 붙거나 둘 중 하나죠.

실제로 이번 지적엔 앱 속 장보기 상품이 시장 매장 가격보다 비쌌고, 그 안내도 없었다는 대목이 같이 있었습니다. 같은 프레시멘토가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를 맡았을 때도, 상인 가격에 일정 금액을 얹어 팔아 운영비를 댄다는 설명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스마트스토어 셀러로 치면, 대행비를 판매가에 얹는 순간 내 다른 채널보다 비싸게 걸립니다. 가격 비교 화면에선 그게 제일 먼저 보이죠.

"사진이랑 포장은 제가 할게요"

뒤집어 보면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사진 찍고 박스 싸는 일을 내가 맡겠다고 말할 자리가 처음부터 있었느냐는 거죠. 이번 장보기에서 상인이 대행을 빼고 들어갈 수 있었는지는 공개된 자료에 나오지 않습니다.

11월 대목을 앞두고 새 채널 입점 제안과 행사 참여 제안이 몰리는 때입니다. '수수료 0%'라는 말이 보이면 세 가지만 되물어 보면 됩니다.

먼저, 0인 건 누구 몫인가. 중개인지, 결제인지, 배송인지요. 다음은, 플랫폼 말고 내 물건에 손대는 사람이 또 있나. 있다면 그쪽 요율표를 따로 받아 둡니다. 마지막으로, 그 비용은 내 정산서에서 빠지나, 손님 가격에 붙나.

두 번째 질문에 "없습니다"가 돌아오면, 그 0%는 정산서에도 그대로 0으로 찍힐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제안서가 오면 마진 계산보다 "이 0% 말고 돈 받는 곳이 또 있나요?" 한 줄을 먼저 보내 보세요!

— 김윤아 · 제안서의 '0%' 옆 작은 별표부터 찾아 읽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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