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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의심받는 쌀, 도정일 옆에 창고 온도를 적어요

한이룸 · 2026.10.13 · 읽는 시간 2분

저녁 일곱 시, 쌀 씻던 손이 멈췄어요. 온라인으로 산 쌀인데 쌀뜨물이 회색이고 곰팡이 냄새까지 올라왔거든요. 손은 제가 지어낸 자취생 것이지만, 똑같은 사연을 적은 SNS 글 하나는 진짜로 300만 번쯤 읽혔어요.

회색 쌀뜨물 앞에서 멈춘 저녁, 온라인 쌀 상담 106건

올해 한국소비자원에 들어온 곰팡이·부패·변질 같은 온라인 쌀 품질 상담이 106건이에요. 쿠팡·네이버·11번가·G마켓·SSG·옥션 여섯 곳을 합친 숫자죠. 그중 쿠팡이 55건으로 절반을 넘었어요.

서삼석 의원실이 소비자원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예요. 상담은 "이런 일을 겪었다"는 신고라서, 한 건 한 건의 원인은 따로 확인이 필요하고요.

지난주 도정일이 찍힌 포대와 억울한 쌀집

자취생이 쌀집 채팅창을 두드렸어요. "이 쌀, 저한테 오기 전에 어디 있었어요?"

가상의 쌀집 주인 방아 씨는 억울해요. "포대 보세요, 도정일이 지난주잖아요!"

틀린 말이 아니에요. 쌀 포대에 꼭 적어야 하는 건 여덟 가지거든요. 품목, 중량, 생산자 정보, 원산지, 품종, 생산연도, 도정일자, 등급이에요. 햅쌀 철인 요즘은 농산물품질관리원이 통신판매업체도 대상에 넣어 11월 30일까지 이 표시를 특별단속하는 중이고요.

그런데 여덟 가지 어디에도 '도정한 뒤 어디에 뒀는지'는 없어요. 손님이 물은 건 딱 거기였는데요.

같은 질문에 돌아온 세 가지 대답

의원실도 유통사들에 같은 걸 물었어요. 한겨레와 식약일보가 전한 답은 이래요.

컬리는 0~5도 냉장 보관이 원칙이라고 냈어요. SSG는 25도 안팎, 습도 50~65%라고 냈죠. 쿠팡은 쌀 같은 농산물에 따로 적용하는 보관 기준이 없다고 답했어요. 물류센터 온습도 기준을 내 달라는 요구엔 "영업상 비밀"이라고 했고요.

정부 쪽 답도 비어 있긴 마찬가지예요. 농식품부는 표시가 자기 일이고 품질·안전은 식약처 일이라고 했어요. 식약처엔 유통 단계 농산물의 적정 온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대요.

온도가 왜 중요한지는 농촌진흥청 밥맛 실험에 나와요. 도정한 쌀을 4도에 두면 82일쯤 지나서야 밥맛이 변하기 시작했는데요. 15도는 58일, 25도는 12일이었죠. 농촌진흥청이 곡류에 안내하는 보관 온도도 15도 이하예요.

도정일 옆에 붙은 창고 온도계 사진 한 장

방아 씨는 저온창고 문을 열고 벽에 걸린 온도계를 찍었어요. 찍은 날짜가 같이 보이게요. 그 사진을 상세페이지 첫 화면, 도정일 바로 옆에 붙였죠. "도정한 날부터 택배 싣는 날까지 13도 창고에 있었어요."

쿠팡이 영업상 비밀이라며 내지 않은 바로 그 숫자예요. 창고 열쇠를 직접 쥔 작은 쌀집은 그걸 사진 한 장으로 먼저 꺼낼 수 있어요.

자취생의 답장은 짧았죠. "우리 집 베란다보다 낫네요. 10kg 주세요."

포대에 적을 여덟 가지는 법이 정해 줬죠. 아홉 번째 줄은 온도계 든 쌀집이 쓰면 돼요. 들어가는 돈은 온도계 건전지 두 알 값이에요!

— 베란다 쌀통부터 냉장고로 옮긴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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