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행이 끝났다'는 기사까지 나왔던 두바이 쫀득쿠키가, 미국에선 향수 병에 담겨 3분 만에 다 팔렸습니다.
판 곳은 미국 바디·향 리테일러 배스앤바디웍스(Bath & Body Works)입니다. 소량 테스트 출시만 맡는 새 조직 '하이프 랩(Hype Lab)'의 첫 작품이었죠.
이 회사는 새 향을 1년에 200개 넘게 내는 곳인데요. 그런 회사가 일부러 '조금 만들어 빨리 파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모던리테일이 이 실험을 길게 다룬 이유예요.
"아직 미국 가게에선 안 팔아요"
두쫀쿠가 한국에서 뜬 건 2025년 9월이었습니다. 아이브 장원영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뒤였고, 12월엔 전국으로 번졌어요.
마시멜로가 동날 정도였죠. G마켓에선 한 달 새 마시멜로 판매가 약 20배로 뛰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2026년 2월 말엔 하이트진로가 '두쫀쿠향에이슬'을 한정판으로 냈습니다. 소주까지 두쫀쿠 맛을 낸 셈이에요.
바로 그 주, 미국 음식 매체 스포크드(Sporked)는 이 디저트를 처음 소개하듯 다뤘습니다. 한국 몬드쿠키의 김나라 셰프가 만든 디저트이고, 아직 미국 가게에선 팔지 않는다는 설명이었죠.
그리고 3월 말, 세계일보는 "'원조' 두쫀쿠 유행은 사실상 지난달 막을 내렸다"고 적었습니다.
반년 뒤, 그 이름이 미국 향수 병에 붙었습니다. 'Strawberry Dubai Chewy Cookie'. 한국 언론이 두쫀쿠를 영어로 옮길 때 쓰던 이름 그대로예요.
장원영의 게시물에서 미국 매대까지 1년. 공교롭게도 이 회사가 원래 새 향 하나를 만드는 데 들이던 시간도 1년이었습니다.
"문화의 속도로 향을 만든다"
배스앤바디웍스에서 새 향 하나가 나오기까지는 보통 1년이 걸립니다. 상품기획을 이끄는 크리스티 루이스가 2025년 리테일브루 인터뷰에서 밝힌 시간이에요.
하이프 랩은 그걸 8~12주로 줄였습니다. 루이스는 5월부터 디지털·크리에이티브·상품기획·사내 조향 팀에서 사람을 데려와 팀을 꾸렸는데요. 본인은 이 팀을 '닌자 팀'이라고 부릅니다.
향은 조향 회사 마네(MANE)와 함께 만들고, 오하이오 공장에서 병에 담습니다.
첫 출시는 디저트 향 세 가지였어요. 앤젤헤어 초콜릿, 딸기 두바이 쫀득쿠키, 재패니즈 치즈케이크. 15mL 미니 미스트 한 병에 12.95달러였고, 온라인 전용 매대 '드롭스(Drops)'에만 올렸습니다.
루이스는 이 방식을 "문화의 속도로 향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손님과 함께 시험하고 실시간으로 배운다는 뜻이죠.
서두르는 이유는 실적표에 있습니다. 2분기 매출은 15억 1,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3% 줄었어요.
다만 매장 매출이 5.4% 빠지는 동안 온라인 매출은 3.0% 늘었습니다. 회사 설명으로는 2021년 이후 처음 늘어난 온라인 매출이에요. 시험판을 온라인에만 올린 데는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손님이 어떻게 다시 오는지를 봅니다"
3분 품절이면 숫자 자랑부터 할 법하죠. 그런데 루이스는 판매량이 이 실험의 첫 번째 지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대신 손님이 어떻게 다시 오는지를 봅니다. 소셜미디어 댓글과 온라인 리뷰를 모아 뭘 좋아했고 뭘 싫어했는지 정리하는 식이에요.
그렇게 모은 반응은 앞으로 대량으로 낼 컬렉션에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거리를 재 보면, 여기까지는 실제로 돌아가는 부분입니다. 시험판은 진짜로 팔렸고, 두 번째 작품 '헥스 어필(Hex Appeal)'도 같은 12.95달러로 나왔으니까요.
비어 있는 건 그다음입니다. 어떤 향을 언제 정규 라인으로 옮기는지, 절차도 시점도 보도에는 없어요. 닌자 팀이 만든 향의 정규직 전환 공고는 아직 안 났습니다.
"테스트하고, 듣고, 같이 만든다"
이 실험에서 대기업이 새로 들인 건 기술이 아닙니다. 1년짜리 개발 일정 옆에 8주짜리 작은 일정을 하나 더 만든 거예요. 그걸 위해 네 팀에서 사람을 빼 와야 했고요.
국내 셀러에겐 그 작은 일정이 처음부터 있습니다. 조금 만들고, 수량을 정해 팔고, 댓글을 보고 다음 물량을 정하는 건 작게 파는 쪽이 늘 하던 일이죠.
거기다 이번 재료는 한국에서 먼저 지나간 유행이었습니다. 미국 리테일러가 향수 병에 담기 반년 전에, 한국 셀러는 이미 그 줄을 봤어요.
다만 배스앤바디웍스는 두쫀쿠를 판 게 아닙니다. 그 이름을 빌려 자기 주력인 향수 병에 얹었죠. 국내 셀러가 가져올 건 상품이 아니라 순서예요.
그래서 이번 주에 밟을 한 걸음은 작습니다. 이미 상품을 올려 둔 해외 판매 채널에서, 한국에서 한 철 반응이 왔던 상품을 하나 고르는 거예요.
그 상품을 미니 용량이나 한정 수량으로 따로 한 칸 올립니다. 새 공장도, 네 팀에서 빼 온 사람도 필요 없죠.
그다음엔 판매량 옆에 리뷰와 문의에 남은 말을 같이 적어 두면 됩니다. 배스앤바디웍스가 3분 품절보다 먼저 센 것도 그 말들이었어요.
한국에서 먼저 지나간 유행을, 이번엔 해외 손님 앞에 작게 한 번 내보세요!
— 두쫀쿠 줄에서 두 번 돌아섰던 미나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