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여 팀.
서울역 한정선 매장 키오스크에 뜬 저녁 일곱 시 반의 대기 숫자예요. 생과일을 통째로 넣은 찹쌀떡 한 알을 사려고 선 줄이죠.
통귤 찹쌀떡이 4,000원, 두바이 찹쌀떡이 6,500원이에요. 6구·9구 선물세트는 진작 품절이었고요.
"부산까지 들고 가도 되죠?" "오늘 드세요"
KTX 타고 올라온 보리 씨(가상의 손님이에요)가 상자를 받아 들며 물어요. 점원은 고개를 저어요.
매장 안내는 냉장 보관, 구매 당일 섭취예요. 길어도 이틀이죠. 생과일이 든 떡이라 택배 상자에 담기 어려운 디저트예요.
매장도 서울과 판교에만 있어요. 지방 점포는 한 곳도 없고요. 보통 이런 떡은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죠. 줄 선 사람만 먹는 떡으로요.
그런데 동네 편의점 냉동고에 그 떡이 누워 있었어요
GS25가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을 3,900원에 냈어요. 편의점용으로 아예 냉동으로 만든 떡이에요.
얼린 채로 먹으면 젤라또 같은 샤베트 식감이고, 녹이면 찹쌀떡처럼 쫀득해지게 만들었대요. 매장 떡을 그냥 얼린 게 아니라, 얼린 채 먹는 법까지 새로 짠 거죠.
GS25 발표로는 누적 70만 개가 팔렸어요. 들여놓은 물량이 남김없이 나가서 판매율은 100%였고요. 보리 씨는 이제 KTX 대신 슬리퍼만 신으면 되는 셈이죠.
떡을 얼린 회사는 원래 편의점 냉동고 단골이었어요
제조는 디저트 회사 로로멜로가 맡았어요. 2020년에 세워진 로로에프엔비가 2023년에 낸 브랜드예요.
이 집은 2025년 GS25에서 '아이스브륄레' 시리즈로 하루 매출 1억 5천만 원을 넘긴 적이 있어요. 편의점 냉동고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먼저 겪어 본 회사죠.
반전은 아웃스탠딩이 한정선 회사를 들여다보다 찾았어요. 2024년에 세워진 한정선의 1987년생 김규태 대표가 바로 그 로로에프엔비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었대요. 줄 서는 가게 옆에, 떡을 얼릴 줄 아는 회사가 먼저 있었던 거예요.
편의점에 떡이 깔린 뒤에도 서울역 줄은 길었어요
맨 처음의 540여 팀, 기억나시죠? 그 줄은 편의점 떡이 나오고 한 달이 지난 뒤에 찍힌 숫자예요.
매장 떡은 여전히 "오늘 드세요"예요. 냉동고 떡은 "얼린 채로도 드세요"고요. 이름은 같아도 먹는 법이 다른 두 떡이에요. 3,900원짜리가 전국에 깔린 뒤에도 6,500원짜리 앞 줄은 길었죠.
내 스마트스토어로 치면, '당일 섭취'라 택배를 닫아 둔 떡이나 케이크가 바로 그 매장 떡이에요. 한정선은 그 매장 떡은 그대로 두고, 얼린 채 먹는 떡을 따로 하나 더 냈어요.
동네 편의점 냉동고에서 그 떡을 만나면, 얼린 채 한 입, 녹인 뒤 한 입 드셔 보세요. 같은 떡이 디저트 두 개로 바뀌는 그 순간에, 내 가게 진열대에 놓을 두 번째 버전도 보일 거예요!
— 찹쌀떡 반쪽은 얼리고 반쪽은 녹이다가 둘 다 먹어 버린 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