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2천 원짜리 상품에 20% 즉시할인을 걸어두면, 11월 11일 주문부터 네이버 멤버십 손님은 이걸 1만 2,600원에 사게 됩니다. 할인가 9,600원 위에 배송비 3,000원이 다시 붙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멤버십 무료배송 기준이 '판매가 1만 원 이상'에서 '즉시할인가 1만 원 이상'으로 바뀝니다. 전자신문이 단독으로 전한 내용인데, 겉으로는 가격 부풀리기 단속이죠. 셀러 입장에선 1만~1만 2천 원대 상품의 할인율을 다시 정하라는 얘기입니다.
할인까지 뺀 가격으로 재는 1만 원
지금까지는 할인 전 판매가가 기준이었습니다. 판매가만 1만 원을 넘으면, 할인을 얼마나 걸든 멤버십 손님 화면엔 무료배송이 떴죠.
11월 11일 주문부터는 즉시할인까지 뺀 가격으로 잽니다. 그 값이 1만 원 밑이면 무료배송도, 상품 옆 혜택 태그도 같이 빠지는데요.
묶음배송은 합계로 봅니다. 판매가를 합쳐 1만 1천 원인 상품 두 개에 즉시할인 4천 원을 걸면, 결제액이 7천 원이라 대상에서 빠지는 식입니다.
네이버는 할인 전 가격을 높여 할인율을 키우는 '가격 어뷰징'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무료배송으로 설정해 둔 상품은 이번 변경과 상관이 없고요.
쿠팡이 이 길을 먼저 걸었습니다. 올해 4월 중순부터 일반회원 무료 로켓배송 기준을 '쿠폰·즉시할인 적용 후 1만 9,800원'으로 바꿨고, 판매자로켓 상품도 포함됐죠. 이제 두 플랫폼 모두 손님이 실제로 내는 돈으로 문턱을 잽니다.
멤버십 배송비를 내던 지갑
여기서 정산 내역을 한번 열어볼 만합니다. 멤버십 손님이 1만 원 넘게 산 주문인데도 배송비가 들어와 있을 겁니다.
이유는 N배송 이용약관 10조에 있습니다. 멤버십 회원이 주문 건당 1만 원 이상 사면, 네이버가 표준운임표 기준 '배송 실비'를 판매자에게 지원한다는 조항이죠. 손님 결제창에선 배송비가 빠지고, 판매자 쪽엔 배송비가 그대로 정산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그 무료배송 태그는 처음부터 네이버 돈으로 단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잃을 수 있는 것도 내 배송비 수입이 아니라, 그 태그를 보고 장바구니에 담던 손님이고요.
1만 2천 원 상품의 두 장바구니
배송비를 3,000원으로 걸어둔 1만 2천 원 상품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 20% 할인: 판매가 9,600원. 11월 11일부터 멤버십 손님 결제액은 배송비를 더해 1만 2,600원.
- 15% 할인: 판매가 1만 200원. 배송비는 네이버가 지원하니 손님 결제액도 1만 200원.
할인을 5%포인트 덜 걸었을 뿐인데, 손님은 2,400원 싸게 사고 내 판매가는 600원 오릅니다. 수수료가 판매가에 비율로 붙는다고 해도 이 순서는 안 뒤집히죠.
할인율 숫자가 20에서 15로 내려가는 게 아쉬울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손님이 결제 버튼 앞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건 할인율이 아니라 맨 아래 합계잖아요.
꼭 깊게 깎아야 하는 상품이라면
재고를 털어야 해서 20%를 꼭 걸어야 하는 상품도 있죠. 이럴 땐 1만 원을 할인율이 아니라 구성으로 넘기면 됩니다.
2개 묶음 옵션을 만들면 9,600원짜리 두 개가 1만 9,200원이라 기준을 넉넉히 넘습니다. 기준이 주문 건 합계라서, 같은 할인율로도 무료배송을 지킬 수 있거든요.
마진이 넉넉한 상품이라면 아예 무료배송으로 직접 설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배송비는 내가 안지만, 이번 변경과는 상관이 없어집니다.
상세페이지에 '멤버십 무료배송' 문구나 이미지를 넣어뒀다면 그것도 같이 고칠 차례입니다. 11월 11일이 지나면 그 문구가 틀린 말이 되는 상품이 생기니까요.
정가를 부풀린 쪽만 계산이 꼬입니다
이번 개편에서 손해 보는 쪽은 정가를 부풀려 둔 상품입니다. 제값에 팔면서 할인을 적당히 걸어둔 1만 원대 상품은 무료배송 태그를 그대로 지키고, 태그를 잃은 옆 상품들 사이에서 오히려 눈에 띌 수 있습니다.
11월 11일 전에 스마트스토어센터 상품 목록에서 즉시할인가가 9천 원대로 내려간 상품만 걸러, 할인율을 한 번씩 고쳐보세요!
— 김윤아 · 할인 딱지보다 결제창 맨 아랫줄을 먼저 읽는 사람